SK가 국민생명을 인수할 전망이다.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현대 삼성 LG SK 등 4대 재벌들은 생명보험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3일 SK와 영풍이 낸 국민생명 투자제안서를 생보사
구조조정추진위원회에서 검토한 끝에 SK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SK는 국민생명의 인수가격으로 1천71억원을 써내 영풍보다 높았다고 금감위
는 설명했다.

응찰의사를 비쳤던 IFC(국제투자공사)와 미국 생보사의 컨소시엄은 투자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금감위는 오는 29일까지 SK그룹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다음달 14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기면 1주일씩 3회까지 협상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

끝까지 결렬되면 다시 입찰절차를 밟지 않고 영풍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지정해 협상하게 된다.

SK가 국민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생보시장의 판도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생보업계 1위의 삼성생명을 갖고 있다.

현대는 최근 조선생명과 한국생명을 인수했다.

두 회사는 3월1일자로 합병돼 현대생명으로 출범한다.

현대는 2002년까지 현대생명을 업계 5위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조선생명과 한국생명은 생보업계에서 10위권밖의 회사다.

이밖에 한성생명은 LG화재에 인수됐다.

LG화재는 LG에서 계열분리됐지만 여전히 그룹의 영향권아래에 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정재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재벌 생보사들이 각축을 벌이게 되면
중하위권 및 지방 생보사들은 영업상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시장의
힘에 의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