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코드가 없는 것, 헤드 각인이 선명하지 않고 뒷면은 덜 갈아진 상태,
샤프트는 중간에 인쇄된 로고가 조잡하고 투박한 것이 미국산 캘러웨이
골프채의 가짜 상품"

"위조방지 상표가 없고 봉제선이 없거나 상표가 이상한 것은 나이키 운동화
와 캘빈 클라인 셔츠의 모조품"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1일 서울 논현동 서울세관청사에서 이같은 가짜
수출입상품 전시회를 열었다.

일반에게 무료 공개되는 이 전시회는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가짜의 종류도 많다.

전시실에는 이름만대면 알만한 유명 의류와 가죽 제품을 비롯, 요즘 아이들
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스터 등 완구, 신발류와 가방, 술
종류에다 비아그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 귀금속에다 중국산 농산물과 한약재, 녹용과 살빼는 약 등 1천5백여점의
가짜와 진품이 나란히 비교 전시됐다.

종류만 많은게 아니라 가짜는 수준도 높다.

워낙 정교하고 감쪽같이 잘 만들어 전문가들도 따로 놓고 보면 쉽게 구별
못한다.

신일성 서울세관장은 "제보로 가짜를 적발,국내 대리점에 식별을 요청
했으나 여기서도 쉽게 판별을 못해 해외 본사에 다시 의뢰, 1달만에 가짜
라고 판정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서울세관은 품목별로 유통경로와 함께 진짜와 가짜를 나란히
진열, 식별 요령도 게시해 놓고 있다.

"진짜 양주는 거꾸로 들면 위에 큰 물방울이 생기지만 가짜는 작은 물방울
이 생긴다"는 식이다.

별도 마련된 수입농산물 코너에는 수입농산물과 한약재 1백여종이 이 땅
에서 난 것과 비교 전시됐다.

김호식 관세청장은 "수출입 통관 과정에서 지난해 단속된 가짜 상품이
금액기준으로 전년도보다 10배 늘어난 9백39억원에 이른다"며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가짜상품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허원순 기자 huhw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