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식탁에 오르던 김장김치가 슬슬 물릴 때가 됐다.

군내도 나고 제 빛깔까지 잃어 영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이때 생기 잃은 입맛을 맞춰주는 봄의 전령사들이 있다.

바로 "봄나물"이다.

봄나물은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하고 특유의 향취를 갖고 있어 입맛을
회복하는데는 안성맞춤이다.

가격도 다른 식품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편이어서 적은 돈으로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판매하는 대표적인 봄나물을 소개한다.

<> 인기 봄나물 4종 =봄을 가장 먼저 느끼고 싶다면 봄나물의 대명사격인
냉이를 사볼만하다.

냉이는 국, 무침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어 다채로운 식탁 꾸미기에
제격이다.

또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서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시내 대형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1백g당 5백~7백원에 구입할 수 있다.

달래는 옛부터 약재로 쓰였던 강장식품이다.

아린듯 매운 맛이 된장찌개에 넣어도 잘 어울리고 오이와 함께 초장에
무쳐 먹어도 좋다.

식욕이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기를 북돋워주는 보약으로 통하는 나물이다.

미도파백화점을 비롯한 대형유통업체에서 1백g당 8백50~1천원에 살수 있다.

씀바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봄나물이다.

고채라고도 불리는 씀바귀는 이름 그대로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신선한 씀바귀에는 80여종의 향미성 정유 성분이 들어 있어 혈당치 및 혈중
지질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소화불량 폐렴 종기 등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조상들은 이른 봄에 씀바귀 나물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
다고 믿었다.

다만 다른 봄나물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싼게 흠이다.

롯데마그넷을 비롯한 할인점에서 1백g당 1천1백~1천5백원에 장만할 수 있다.

참취의 어린 잎인 취나물도 입맛을 돋우는데 아주 좋다.

제주 충청 울릉도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취나물은 실은 사철나물이지만
다른 봄나물들과 어울려 봄 식탁을 만드는데 손색이 없다.

취나물은 무침에 많이 쓰이며 각 백화점에서 4백~7백원 정도에 살 수 있다.

이밖에 요리법이 다양한 쑥(1백g당 5백원대), 음주전후에 위를 보호해준다는
돌나물(1백g당 4백~7백원대), 중풍예방 및 혈액순환에 좋은 머위(1백g당 5백
원대)등도 몸에 좋고 절기가 바뀌었음을 느끼게 하는 봄나물들이다.

<> 봄나물 맛있게 먹기 =봄나물은 한번에 많은 양을 요리하는 것보다
끼니마다 소량씩 식초 등으로 맛을 내는게 좋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했을 때 4백g 정도면 충분하다.

즉 5천~1만원 정도로 4명의 한끼 식사를 책임질 수 있는 셈이다.

나물을 요리할 때는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신선한 상태 그대로 버무려
먹는 것이 좋다.

봄동 달래 미나리 돌나물 등은 양념만 해서 겉절이로 먹어야 씹을 때 아삭
아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냉이 쑥 원추리 등은 쌉쌀한 맛 때문에 맑은 장국보다는 된장국으로
끓여야 제맛이 난다.

<> 좋은 봄나물 가려내는 법 =냉이를 고를 때는 잔뿌리를 주의해서 봐야
한다.

잔뿌리가 작고 뿌리가 길지 않은 것이 신선한 상품이다.

취나물의 경우 솜털이 많아야 싱싱하다.

오래 자라면 쓴맛이 나기 때문에 좀 덜 익은 것을 고르는게 좋다.

달래는 잔뿌리가 많지 않은게 신선하다.

현대백화점 식품팀의 한경호 구매담당자는 "봄나물은 향과 신선도가
생명인 만큼 잎과 줄기부분의 색상이 선명하고 만졌을 때 부드러우면서
습기가 많은 것을 고르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