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 인접한 제일모직의 충무로 하티스트점은 한때
패션일번지로까지 불렸던 명동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통한다.

제일모직 본사가 직영하고 있는 이 점포는 우선 고전미와 현대적인 이미지를
결합해 외관부터 보는 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단일 의류점포로는 제법 큰 층별 1백50평에 5층이라는 규모도 명동의
명물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에 그다지 부족하지 않다.

설대목이 지난 요즘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질만도 한데 이 점포만은 온종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졸업과 입학식 그리고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시작되는 2월은 충무로점이
가장 바쁜 시기이기 때문이다.

"복잡하지 않은 공간에서 마음놓고 옷을 고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큰맘먹고
양복 한벌 살때는 늘 이 매장을 찾지요. 오늘은 이번에 대학을 졸업하는
아들녀석을 데리고 왔습니다"

노신사 최병석씨(60, 서울 동작동)는 이 가게의 단골이다.

북새통같은 백화점을 피해 널찍하고 쾌적한 충무로점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처음 입는 양복인만큼 유명메이커의 매장에서 사는게 좋을 것 같아서
왔습니다. 판매사원들이 친절하게 어드바이스도 해주고 수선도 20분내에
된다니 여러가지로 좋네요"

이달에 대학을 졸업하는 김성규씨(26, 서울 홍은동)는 무엇보다 제일모직
이라는 이름을 믿고 이 매장을 찾아왔다.

판매사원이 조금 통통한 자신의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양복을 골라줘
만족스럽다는 표정이다.

제일모직 충무로점의 성공비결은 이같은 고객만족 속에 숨어있다.

우선 주변 백화점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고객 서비스가 첫번째 비결이다.

이 점포 직원 20인의 얼굴에는 늘 웃음이 가득하다.

이미 입어 땀이 밴 옷을 환불해 달라거나 10년전에 산 옷을 새걸로 바꿔달라
는 식의 막무가내 손님들 앞에서도 찡그린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정종훈 점장은 "본사차원에서 한달에 한번꼴로 받는 철저한 매너교육의
영향도 있지만 직원들의 마음속에 있는"제일모직의 이미지에 금이 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긍지가 밝은 얼굴을 만든다"라고 말했다.

매장에서의 친절한 웃음은 쇼핑후에도 이어진다.

5백명의 우수고객에게는 생일, 결혼기념일들 기념일에 해피콜이나 꽃다발 등
특별한 선물을 잊지않는다.

모두 "역시 제일모직이야"라는 고객들의 한마디를 듣기 위한 충무로점의
노력이다.

단일 업체의 점포지만 여성복과 캐주얼 신사복 등 인지도 높은 제일모직의
브랜드가 고루 갖춰져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40~50대 가장을 둔 중산층 가족이 이 매장의 중심고객"이라는 정점장의
설명대로 주말에는 대부분 가족단위 쇼핑이 많다.

특히 제일모직의 신사복 브랜드가 모두 모여 있다는 장점을 살려 남자고객들
에게 "손쉽게 쇼핑할 수 있다"는 생각을 유도하는 것도 판매전략중 하나다.

정점장은 "양복은 브랜드별로 다른 옷본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겉보기엔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입으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빨질레리는 허리가 약간 들어가고 몸에 붙는 이탈리아식 실루엣
이고 카디날은 거의 직선으로 떨어지는 영국식이다.

이런 차이에 익숙한 이 숍의 판매직원들은 손님이 망설이고 있을때 체형에
어울리는 최적의 상품을 권해 만족쇼핑을 유도한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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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 포인트 >

- 친절 : 토파즈(제일모직내 친절 교육부서)와 연계한 철저한 스마일 교육

- 쾌적한 쇼핑공간 : 고급스런 인테리러, 넓은 동선, 휴식코너

- 고감도 고객서비스 : 생일 등 특별한 날에 해피골, 선물전달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