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개별 사업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

사업부별 독립경영체제를 만들어 책임경영 분위기를 만드는 한편으로
시장 변화 흐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한 사업부의 매출 규모가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거대기업의
경우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부 자율경영은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각 사업부별 대표이사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사업부별
독립경영체제를 강화했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는 반도체부문 디지털미디어부문 정보통신총괄
국내영업본부 등 모두 12명이다.

이들 대표이사는 각각의 사업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삼성전자는 또 사업부별 독립채산제를 도입해 운용중이기도 하다.

LG화학도 조직을 정보전자 소재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 등 사업부체로
바꿨다.

각 사업본부장이 경영의사결정 전권을 갖는다.

최고 경영자인 성재갑 부회장은 각 사업부별 조정과 전략사업육성 역할을
담당한다.

"회사내 회사"체제를 도입한 LG전자는 이제까지 최고경영진의 결재를
일일이 맡아야 했던 전략적 제휴, 납품계약, 투자자금 결정 등의 문제를
올해부터는 각 사업본부장의 전권에 맡길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각 사업본부가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상황에서 최고
경영진이 모든 것을 챙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최고경영자인 구자홍 부회장
은 앞으로 미래사업전략과 해외 투자 등 중대 결정에만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올해부터 각 사업부가 독자적인 대차대조표를 작성, 자산
및 자본 흐름까지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만들었다.

이 회사 이형도 사장은 "디지털 시대 초스피드 경영에 중앙집권형 사업방식
은 맞지 않다"며 "각 사업부가 경영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 변화하기 위해
서는 사업부 독립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사업부간 경쟁 시스템을 도입, 지난해 PC카메라 사업 진출시
정밀사업부와 영상사업부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품질이 더 뛰어난
시제품을 내놓은 영상사업부가 PC카메라 사업을 가져가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기존 영업부서를 6개의 "디비전 컴퍼니"로 재편,
독자경영 체제를 만들었다.

디비전의 장들은 사업부내 경영의사 결정에 관한 독자적 권한을 갖는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상용차 부문을 분리, 운영키로
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