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에서 환매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과당경쟁을 벌이지 말라는
금융감독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예금유치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은행이 환매자금을 겨냥, 새 상품을 내놓으려다 연기했지만 기존에
팔고 있는 특판예금은 일단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이달말까지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최고 0.5%포인트 금리를
가산하는 사은행사를 실시한다고 3일 발표했다.

대구은행은 이 기간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김치냉장고 금강산여행권 등을
추첨을 통해 경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대우채권 환매자금의 경우 대구.경북지역에서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이같이 마케팅활동을 강화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빛은행은 고객에게 최고 0.5%포인트 금리를 가산해 주는 "운수대통
정기예금" 판매를 예정대로 3월말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평화은행도 최고 연 8.8%의 금리가 적용되는 "뉴밀레니엄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을 이달말까지 받아들이기로 했다.

외환은행 조흥은행 등은 특판상품을 당초 계획했던 3월말까지 계속 판매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 상품을 만들지는 않겠지만 기존 특판상품 판매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금감원 요청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투신환매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개발했던 신상품 판매를 일단
환매 이후로 미뤘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의 요청에 따라 판매시기를 약간 늦췄지만 기존
상품을 이용해 부동자금을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투신환매자금을 겨냥해 내놓았던 세금우대상품에
당초 목표치인 1천억원이 모여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들은 이번 금감원의 조치를 환영한다.

은행들이 지나친 수신경쟁을 벌일 경우 수지가 악화될게 뻔하기 때문이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