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영업시작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은행이 일반기업이나 다른 금융회사와는 달리 30분 늦게 업무를 시작하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효율성이 떨어질수 있다는 의견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은행들만 오전 9시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하고
있다.

국제금융도시인 홍콩은 물론 일본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은행은 늦어도
오전 9시에 문을 연다.

모두 관련산업과 연계성을 고려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아침 일찍 자금결제를 하려고 해도 은행이 문을 열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LG상사 재경팀 홍성범 과장은 "업무개시와 함께 자금을 움직여야할 경우
에는 그 전날 미리 돈을 찾아 놓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이 추가적인 비용부담
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오전 9시부터 이뤄지는 주식매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은 하루
일찍 돈을 인출해야 한다.

은행 영업개시시간이 늦어진 것은 지난 80년 군사정권의 유물이다.

정부는 당시 서울시 교통난을 줄이기 위해 은행원 출근시간을 늦췄고 그
관행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교통상황도 바뀌고 금융산업의 중요성도 커진만큼 조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규정상으론 은행들의 영업시간은 은행이 각각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은행들은 낮에 짬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의 편의를 위해 밤에 업무를
볼수 있도록 야간창구를 개설하는 등 영업시간 파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작시간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

김병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재양성이 중요한 은행업에서 늦은 출근
시간은 약점"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금융노련 박희민 홍보부장은 "전자금융이 발달해 영업시간이
다른 회사보다 늦더라도 고객서비스차원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은행업에도 주 5일근무제가 실시된다면 영업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