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28일 "국내 재벌들의 은행 소유는 앞으로도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대기업의 신규사업 진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행사에 참석,이같이 말했다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했다.

이 수석은 "일각에서 재벌의 은행 소유 허용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재벌의 은행 소유는 불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4대 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핵심 업종을
선택했다"며 "핵심 업종에 대한 정보화 내지 기술개발 투자 이외에
새로운 업종에 대한 진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또 "재벌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해 재벌에 대한 강도 높고 지속적인 개혁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금리 문제와 관련,"대우채 환매 위기를 무사히 넘기면 하반기에는
실세 금리가 한자릿 수로 떨어질 것"이라며 "정부는 물가 및 금리
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실업률 상승을 막고 설비투자 및 중소 벤처기업 창업을
확대시키려면 금리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제,"금융시장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금리변동이 심해질
경우 그 진폭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수석은 "기업의 미래가치와 잠재력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코스닥 시장 주가를 거품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 매출액이 1백억원에 불과한 새롬기술의 기업가치가 종업원
4만명에 연 매출이 7조원에 이르는 현대자동차의 기업가치를 능가하는
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다보스(스위스) = 강혜구 특파원 hyek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