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경영의 시대가 오고 있다.

직원들의 회사 및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가 기업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경영진과 직원들사이의 신뢰도가 높은 기업이 수익성도
좋게 나온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미국 포춘지가 매년 초 발표하는 "일하기 좋은 1백대기업"
선정을 담당하고 있는 GPWI(Great Place to Work For Institute)의 로버트
레버링 소장의 방한에 맞춰 신뢰경영에 대한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에는 한국기업의 신뢰경영지수를 조사.발표하기 시작한 생산성본부
채재억 회장과 컨설팅업체인 엘테크연구소 이관응 소장이 참가했다.

<>로버트레버링 소장 =21세기 기업경쟁력의 근원이 되는 것은 신뢰경영
입니다.

리엔지니어링이 실패한 방법론으로 결론이 나고 있는 것은 사람을 중심으로
조직을 사고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향후 기술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창조적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경영진(회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신뢰도가 높아 일하기 좋은 직장이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결과가 나와있습니다.

<>이관응 소장 =그렇습니다.

일터의 경쟁력이 시장에서는 기업의 성과로 나타나게 돼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자발적 노력을 이끌어낼 신뢰관계가 중요합니다.

당장의 성과에 급급해 하는 경영방식은 점차 경쟁력을 상실할 것입니다.

<>채재억 회장 =국내 기업에서 정보는 대부분 2~3명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과거 직원들은 도구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이같은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습니다.

직원 개개인의 능력이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에 이들이 지식과
창의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결국 신뢰로부터 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레버링 소장 =한국의 상황에서 신뢰경영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지만 신뢰경영은 이미 글로벌스탠다드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루속히 이를 도입하지 않으면 국제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겨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는가도 결국 신뢰의 문제 달려있다고
봅니다.

<>채 회장 =내용없는 성장위주의 경영이 가져온 결과가 어떤지는 경제위기
과정에서 검증됐다고 봅니다.

성과와 경쟁력에 매달려 인간적 신뢰를 등한시 했던 기업들은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신뢰경영을 뿌리내리는 것이 한국 기업
에도 좋은 모델이 될 것입니다.

<>이 소장 =미국기업들의 경우 1백대 기업의 신뢰지수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뢰경영을 위한 미국기업의 노력이 치열해 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레버링 소장 =미국에는 직원들의 만족도와 고객의 만족도는 비례관계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습니다.

따라서 경쟁력 강화의 측면에서도 신뢰경영의 필요성은 절대적 입니다.

정보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상의하달식 의사결정 구조는 더 이상 효율성을
갖지 못하게 됐습니다.

특히 정보통신혁명은 이런 조직으로 하여금 유능한 인재를 묶어 둘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조직에 대한 기본적 인식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채 회장 =세계화는 이미 각국의 문화적 차이를 극소화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들도 국내만을 무대로 활동하던 시대가 지났습니다.

물론 우리 기업경영의 가부장적 풍토가 신뢰경영에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미 국내 기업들은 가부장적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변화를 앞서 감지한다면 신뢰경영의 정착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소장 =최고경영자의 인식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최고경영자의 인식변화에 따라 기업의 모습과 문화가 달라 질수 있기
때문입니다.

< 정리=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