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복 조흥은행장은 20일 "은행권 구조조정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으나
말만 무성할 뿐 실체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국가 전체적으로는 금융산업에
대한 비전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위 행장은 "금융산업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국제투자자들도 (한국 금융
회사들에) 매력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 시점에서는 1차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국내은행들이
국제기준(IBP)의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위 행장은 또 "조흥은행 주가가 너무 떨어져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지난
19일부터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올해 1조2천억원의 업무이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며 4천억원
이상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위 행장은 "지난해 대우그룹 여신에 대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올해는 부담이 적다"며 "4천억~5천억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부실채권 2조원어치를 미국의 민간투자펀드인 론스타에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