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예금과 대출금리 운용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부 은행이 그간의 실세 금리 오름세를 반영해 예금과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 터에 주택은행이 19일부터 개인 신용대출금리를 내리겠다고 갑작스럽게
발표, 다른 은행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은행들은 현재 대출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
이다.

시중 실세금리가 그동안 상승세를 보여 왔기 때문에 주택은행처럼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들은 주택은행의 금리인하가 수혜자가 그리 많지 않은 개인신용대출
이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택은행은 개인신용평가시스템 도입에 따라 신용대출금리를 0.25~1%포인트
내리고 인터넷대출시 0.5%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하기로 했다.

최고 1.5%포인트의 금리인하다.

이에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주택은행은 장기주택대출 위주이기 때문에
신용대출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이라며 "예전에 높게 적용했던 금리를 약간
내린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이 뒤따라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우량중소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
낮추기 경쟁을 벌여 왔다"며 "지금은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조금
이라도 올려야 하는 상황인데 대출금리를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최저 연 9.5%의 신용대출을 해왔다"며 금리를 더
이상 내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 10일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0.3%포인트 올렸다.

기업은행도 이에앞서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개인에 대한 대출금리는 아직까지 움직임이 없다.

담보가치가 확실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고는 신용대출금리가 대부분
연 11% 안팎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회사채금리 오름세가 처음으로 꺾인데다 이헌재 재경부장관이
장기금리 한자릿수를 강조, 은행권의 금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은행들은 주택은행의 개인대출금리 인하에 별 신경을 쓰지 않지만 전반적인
금리 오름세가 하향세로 반전될 가능성에 대비, 향후 금리운용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