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임식에서 "나라가 필요하면 북극인들
못가겠는가.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의병이 돼서라도 돕겠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가드(guard)를 올린채 싸운 적이
한번도 없다. 가드를 내린채 도처해 잠복해 있는 저격수의 공격에 맞서
공직생활에 임하면서 장관까지 오른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독특한
표현으로 퇴임 소감을 밝혔다.

이번 개각으로 경질된 것에 대해 그는 "하나님이 또 하나의 축복인 겸손의
덕을 내려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계획에 대해 "두달 정도 국내외
로 여행을 다닐 계획이며 오늘 당장 아내와 함께 비행기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 1.13 개각으로 재정경제부 장관에 임명된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14일 금감위원장 이임식에서 눈물을 보여 분위기를 숙연케 만들었다.

이 장관은 이임사를 시작하자마자 고개를 푹 숙인채 감정이 북받친 소리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한 직원은 "매섭게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이 장관이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과천 청사 대강당에서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식을 갖고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올해 이후 2~3년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중단없는 개혁을 유난히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의 구조개혁은 경제를 건전한 시장경제로 탈바꿈하기 위한
역사적 시도"라면서 "이 과업이 좋은 결실을 맺어 시장경제의 기본틀이
확립된 나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전 장관은 "재경부는 우리사회의 어떤 직장보다도 지연.학연.과거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그야말로 신사들이 어울려 일하는 직장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