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가 다시 한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을까.

이헌재 재경부 장관이 한자릿수 금리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자 앞으로의
금리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이날 시장은 이 장관의 발언에 화답하는 분위기였다.

8일째 상승세를 타던 3년만기 회사채 금리는 더이상 오르지 않았다.

여기에는 채권시장안정기금이 개입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갑작스런 금리하락이 적정한 것인지에
관해선 이견이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필요한 것은 금리를 낮추는게 아니라 채권거래가
형성되도록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시장의 분위기로 볼 때 연 10.5%가 넘는 금리수준에선 채권거래가
활발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리를 또 인위적으로 누르게되면 시장은 다시 죽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임찬익 채권팀장도 "제반여건을 감안할 때 회사채 금리가 11%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기능을 살리는데 초점을 둬야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시장의 시스템을 정비하면 금리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채권시장안정기금 백경호 운용부장은 "현재의 고금리는 채권시장의 불안정성
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의 발언대로 장기금리가 한자릿수로 하락하더라도 단기금리마저
현재수준에서 고착될 것 같지는 않다.

한국은행 박철 부총재보는 "단기금리 조절정책의 최종목표는 물가안정이며
물가안정이 있어야 장기금리가 안정된다"며 "단기금리를 올리는게 장기금리
를 낮추는 것과 상충관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