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1천9백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를
추가로 유치한다는 장기비전을 수립했다.

외국인직접투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0%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백55억달러를 유치한 여세를 몰아 올해에도 1백60억달러규모의
직접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외국기업들이 한국경제의 주요한 성장엔진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외국기업들은 경제기반을 튼튼하게 다질
뿐만 아니라 국내기업들의 경영행태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정부는 한국에 생산및 연구개발(R&D) 거점을 설치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투자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 비중 20% 목표 =산업자원부는 산업연구원의
전망을 토대로 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도입액 누계기준)의 비중을 2001년
10%로 높인뒤 2010년까지 2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0년 외국인 직접투자 누계액을 경상 GDP 1조1천50억달러의 20%에 달하는
2천2백10억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올해부터 2010년까지 1천8백97억달러의 외자유치를 추가해야 달성할수 있는
수준이다.

한해 평균 1백72억달러씩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신고기준)은 1백55억달러, 실제 도착액은
98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규모는 세계 14위 수준.

지난 97년의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 도착액이 28억4천4백만달러로 세계 32위
에 불과했으나 98년 51억4천3백만달러를 기록하며 21위에 올랐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62년이후 지난 연말까지 외국인투자유치 누계는 총
3백13억달러로 올해 GDP의 7.7% 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의 경우 GDP 대비 외국인 투자비중이 23.5%나 되고
영국도 21.5%에 달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그 비율이 38.1%와 81.6%에 이른다.

<> 유럽계 기업의 진출 두각 =60-70년대 일본이 주도하던 외국인투자는
70년대 후반부터 98년까지 미국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98년부터 EU(유럽연합) 지역으로부터의 투자가 증가, 지난해엔
미국을 제쳤다.

지난해 EU(유럽연합)지역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규모는 98년보다 배
이상 증가한 60억4천1백만달러.

미국으로부터의 투자 41억8천1백만달러보다 훨씬 많다.

네덜란드의 필립스를 비롯해 스웨덴의 볼보, 독일 콤메르츠은행, 네덜란드
ING은행 등이 대규모로 투자했다.

미국에 비해 아시아 등 신흥시장진출이 뒤졌다고 판단한 유럽기업들이
세계화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준동 투자정책실장의 분석이다.

지난해 일본기업들로부터의 투자는 17억달러에 불과하지만 98년의 5억달러
에 비해서는 2백37%나 증가했다.

<> 외자유치 1석5조 효과 =지난해 외국인투자유치규모 1백55억달러는
외환보유고 증가액 2백42억달러의 64%에 상당하는 규모.

이자부담이 없는데다 쉽게 빠져 나가지 않는 자금이어서 외환위기의 재발
방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외자유치로 인한 고용증대효과도 빼놓을수 없다.

산업연구원은 외국인직접투자 1억달러당 9백73명, 총 9만5천명의 고용효과
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자유치를 통해 첨단기술과 선진경영기법도 도입할수 있다.

모토로라 볼보코리아 흥농종묘 한국바스프 등은 별도의 연구센터를 한국에
설립했다.

제일은행은 해외의 유수한 경영진을 영입해 선진금융기법을 한국에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은행중에서는 처음으로 외국인행장을 내정해 놓았다.

외국인들이 투자한 기업은 경영에 대한 감시를 강화, 투명한 경영이 정착
하는데도 기여하게 된다.

한라공조의 경우 8명의 이사중 6명을 외국인이 차지했다.

외환은행에도 독일 코메르츠은행이 상임이사 2명과 비상임이사 2명을 파견
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은 또한 일본 중국 동남아에 대한 수출전진기지로 활용돼
수출증가에도 한몫할 전망이다.

<> 거점형 투자를 유치해야 =외국기업이 국내업체를 인수하는 경우 R&D
기능을 박탈하고 내수시장을 겨냥한 단순조립공장으로 만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특히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추진을 계기로 이같은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지역의 생산및 R&D 거점형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이성봉 박사도 "외국기업들이 최첨단 핵심기술을
이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한국을 생산거점과
지역R&D센터로 활용토록 할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의 장윤종 박사도 "외국인투자기업이 아시아지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거점으로 한국을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인력
양성과 관련산업 육성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