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올 상반기중 시장개혁을 완료하고 시장규제
(개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재벌의 은행소유나 국내업체의 독자적인 대우자동차 인수
는 허용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시장의 문제는 올 상반기에 다
털어내고 하반기부턴 시장기능 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불가피한 시장개입에 의해 만들어진 채권시장안정기금
도 상반기중 "소리없이" 해체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은행연합회 증권업협회 등 자율규제기관들이 거듭나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관치시절에 눌러앉은 임원들은 다시 태어나든지 스스로 물러날
것을 주문했다.

이 위원장은 총선 전후 인플레 우려와 관련, "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며 금리수준은 지금도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환율로 유지하려는 것은 국제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있어 절대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대우차 매각과 관련, "과거엔 자본만 있으면 집적투자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인적자원과 테크놀로지가 지배한다"며 이를 충족시킬
국내기업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생존경쟁의 막바지단계인 자동차산업에서 국내기업의 독자적인
대우차 인수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재벌의 은행소유에 대해서도 "산업자본의 지배
는 생각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 98년이후 발행된 2백조원 이상의 무보증 회사채가 남아
있다며 지금까진 투신에서 흡수했지만 앞으론 은행 등 금융시장이 받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금융권간 전략적제휴,겸업이나 인터딜러 브로커(일종의 채권
중개인) 육성 등 채권시장 활성화조치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