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이물산과 스미토모가 현대와 삼성간 대산 석유화학단지 통합
법인에 최대 2조3천억원을 투.융자하겠다는 정식 투자제안서를 국내 유화
통합추진본부측에 전달했다.

이에따라 7대 구조조정 대상업종중 마지막으로 남은 현대와 삼성간 유화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일본측은 투.융자조건으로 유화통합법인의 수출권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요구하고 있으며 융자도 산업은행 전대차관방식을 고집하고 있어
실제 빅딜성사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유화통합추진본부에 따르면 일본 미쓰이물산과
스미토모는 각각 국제투자를 담당하는 대표이사가 서명한 공식 투.융자
제안서를 지난 10일 통합추진본부측에 전달했다.

이 제안서에는 15억달러에 달하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융자조건(Term
Sheet)도 포함돼 있다.

일본측은 이 제안서에서 미쓰이 스미토모 등이 참여한 일본 컨소시엄이
현대와 삼성간 통합법인에 최대 25% 지분(5천1백60억원)을 출자하고 JBIC가
15억달러에 해당하는 엔화 차관을 10년간 융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 융자는 한국 산업은행이 도입해 통합법인에 대출해 주는 전대차관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융자 규모는 최대 1천3백억엔에 추가로 2백억엔의 고려가 가능하며 금리는
추후 논의키로 했는데 3%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법인의 유화제품 수출권에 대해선 독점적 권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측은 또 <>일본유화업체가 통합법인에 투자할 경우 <>삼성과 현대가
1조2천억원대의 자구노력을 하고 추가손실을 부담할 경우 <>한국채권단이
부채의 출자전환을 완료했을때 융자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대해 업계는 일본측의 이번 제안서는 구속력이 없는 의견서 수준이며
수출권과 융자조건 등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준 통합추진본부장은 "이번달중 현대와 삼성, 미쓰이,
스미토모 등 이해 당사자간 빅딜 기본협약서에 서명할수 있을 것"이라며
"빠르면 내년 3월중 통합법인 출범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 본부장은 일본측 투.융자계획서를 이미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
국내 채권단에 통보했다.

또 청와대에 보고했으며 청와대측은 당초 약속대로 이행하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추진본부는 이번주부터 현대 삼성 채권단과 미쓰이 컨소시엄의 수출
영업권 범위 등 세부 사항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빅딜성사의 관건은 산업은행이 전대차관을 허용할 것인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단은 지난달 <>일본측의 15억달러 융자가 가능할때 <>일본측이
25% 출자를 명확히 했을때 <>현대와 삼성의 추가 손실 부담이 가능할때
현대와 삼성에 빌려준 돈(부채)의 일부를 출자전환해줄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바 있다.

일본측이 융자 의사와 조건을 명확히 밝힌 만큼 이제 공은 국내 채권단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에 대해 기준 본부장은 "산업은행과 JBIC측이 협의를 통해 차관 도입
조건에 관해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통합법인은 삼성과 현대가 각 24.5%, 일본 컨소시엄이 25%, 채권단이 부채의
출자전환을 통해 26%의 지분을 갖는다.

경영권은 채권단이 갖게 된다.

삼성과 현대의 자산가치 평가는 다시 실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