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을 잡아라"

오는 2002년 월드컵 대회후 서울 상암동등 대부분의 월드컵 경기장이
관람석 하단 지하공간을 대형 할인점 등으로 활용키로 함에 따라 유통업계가
이를 잡기 위해 벌써부터 불꽃튀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14일 업계와 월드컵 조직위원회 등에 따르면 대형 할인점업체들은 경기장
내에 점포를 낼 경우 2천~3천대의 주차시설과 복합 영화관 등 주변 편의시설
을 앞세워 고객 유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 점포 따내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현재 월드컵 대회후 경기장 사후활용방안으로 할인점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전국 10개 경기장중 서울상암동 경기장을 비롯, 대구 부산 광주 대전
울산 수원 등 7곳.

이중 업계에서 가장 크게 눈독들이고 있는 곳은 3천평 매장면적에 2천여대
의 주변 주차공간을 갖춘 서울 상암동 경기장이다.

특히 10개의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 극장과 골프연습장등도 경기장
사후활용 시설로 들어서는데다 배후 상권이 될 마포와 신촌지역에 이렇다할
대형 할인점이 없어 연매출 2천억원짜리 "특급 점포"로 평가받고 있다.

상암동 경기장의 경우 신세계 E마트와 롯데 마그넷, 외국계 업체인 까르푸,
삼성테스코간의 4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E마트는 내년 1~2월께 서울시의 사업자 선정 입찰에 대비, 이미 지난 8월
부터 전담 인력을 배치해 놨다.

E마트는 현재 경기장내 할인점의 타당성 검토와 사업 계획서 작성을 끝내고
입찰조건등을 파악하는데 정보력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 마그넷은 이번 기회를 E마트 추격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방침 아래
점포개발팀을 중심으로 사업 계획서 작성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의 합작업체인 삼성테스코와 유럽 최대 업체인
까르푸도 상암동 경기장내 할인점 확보를 한국 시장의 승부수로 삼고 있다.

또 월마트와 코스트코홀세일, 수퍼마켓 업체인 LG유통 등도 서울시 경기장
건설단에 꾸준히 문의를 하고 있다.

할인점과 주변 쇼핑몰을 포함, 5천여평의 매장면적을 지닌 대구 수성동
경기장도 관심 지역중 하나.

특히 이곳은 일본 굴지의 종합유통업체인 "자스코"가 입찰 참여 의사를
표명,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이 지역 최고 매장인 "홈플러스"를 운영중인 삼성테스코와 E마트,
까르푸 등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지자체들이 서울에서의 진행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며 "내년초 상암동 경기장 사업자가 선정된 후부터 전국적으로 입찰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