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과거 단행됐던 은행의 민영화는 단순한 소유권 이전에
그쳤을 뿐 실질적인 경영자율화로 이어지지 못해 경영성과 개선이 단기간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은행민영화의 경험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80년대초 민영화된 한일.제일.서울.조흥은행을 대상으로 총자산
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종업원 1인당 당기순이익률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사실상 국유화된 한빛은행이나 조흥은행 같은 주요
시중은행의 정부지분 매각과 민영화를 앞두고 있어 시사점이 적지 않다.

정부지분 매각때는 실질적인 경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 분석결과 국책은행 민영화 전후의 5~6년간을 비교하기 위해 분석기간
을 지난 77~87년으로 잡은 경우에는 국책은행 민영화가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들을 개선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유의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
됐다.

그러나 분석기간을 77~96년으로 연장한 결과 수익성이나 생산성 건전성
등은 민영화에 의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민영화의 경영개선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못한 것이 소유권
이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영자율성의 미확립 등 지배구조의 개선이
수반되지 않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미 민영화돼 있는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인 조흥.한빛은행의 경우에는 주식시장을
통해 지분을 매각, 민영화에 따른 소유집중과 편중여신의 방지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