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수입 화장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수입 화장품업체들의 주요 유통채널인 대형 백화점에서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외국산 화장품들의 판매호조는 중저가 국산화장품을 취급하는 일반 화장품
전문점의 상당수가 매출부진에 허덕이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소비자들의 외제선호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외국산 화장품 메이커들이 올들어 사은행사등의 공격적 판촉활동을 부쩍
강화한 것도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1~9월 중 엘리자베스아덴 가네보 겔랑 시슬리 랑콤
등 외제 화장품 브랜드의 백화점매출은 30~60% 가량 늘어났다.

20여개의 수입 화장품코너가 들어서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올 1~9월
중 매출이 3백44억2천6백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백62억1천2백만원에
비해 31.9%나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일본 가네보가 7억4천4백만원어치를 팔아 60.3%의 최고
신장률을 기록했다.

캘빈클라인은 4억9백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3%
늘어났다.

시슬리는 지난해보다 48.3% 증가한 16억8천5백만원어치를 판매했다.

겔랑도 10억1천4백만원(47.6%)의 매출을 올렸다.

비오템 메이크업포에버 엘리자베스아덴 등도 40% 이상의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이밖에 랑콤 시세이도 아라미스 헬레나루빈스타인 등 여타 브랜드의 매출도
30% 가량 증가했다.

여타 백화점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랑콤 샤넬 등 19개의 외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동
본점의 경우 올1~9월중 화장품 매출이 1백99억8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30%나 늘어났다.

이에 비해 명동 신촌 등지에 밀집한 국산 화장품 전문점들의 매출은 극히
부진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 오픈프라이스제 도입후 안정을 되찾아가던 가격질서도 최근들어 다시
문란해지고 있어 전문점들의 영업난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형화장품 전문점인 명동미니몰의 안을숙 차장은 "경기가 살아난다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크게 실감을 못한다"며 "최근 명동지역에서만 4~6개
대형매장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또 할인공세 등으로 가격질서가 문란해지고 있는 것도 영업이 그만큼 안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가네보를 수입판매하는 금비화장품의 신철휴 영업기획팀장은 "부유층들의
화장품 수요는 늘어난 반면 중산층 구매심리는 위축돼 있다"며 "화장품도
소비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