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웃 나라인 일본 광고시장에서는 "후지와라 노리카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후지와라 노리카는 일본 연예계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 톱
탤런트.

그녀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가 나오는 것마다 대히트를 치고 이를 본따서
제작기법과 참신한 크리에이티브보다는 모델에 포커스를 맞춘 심플한 복고풍
광고물이 러시를 이루자 전문가들이 그같은 현상을 빗대 지적한 말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정도의 차는 있지만 한국에서도 일본 광고시장에서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등장한 광고물에서 크리에이티브 보다는 모델의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특징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광고회사들은 지명도가 높은 인기인 보다 일반인들에 낯선 신인
모델을 많이 기용, 무명 모델들이 광고시장에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고
광고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명모델을 앞세워 성공을 거둔 광고물로는 단연 SK텔레콤의 TTL 광고가
첫손에 꼽힌다.

지난 7월 중순 TTL 광고가 첫 방영되자 시청자들의 관심은 신세대를 위해
만든 새로운 이동전화서비스 상품보다는 처음보는 모델에 쏠렸다.

주인공은 방송등 매스컴에 한번도 나온 적이 없는 고등학교 1학년생인
신인이었다.

TTL 방영 이후 무명모델을 등장시킨 광고물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하순부터 방영된 해태제과의 초콜릿 "젠느" 광고도 유사한 컨셉트를
표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체 초콜릿 브랜드로는 첫번째인 이 상품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고등학교 학생을 과감히 기용했다.

신선한 제품 이미지에 맞게 여고생들이 좋아하는 평범한 얼굴을 모델로
썼다는게 제작사측의 설명이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새로 만든 가나 초콜렛의 광고모델로 일반 여고생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LG애드는 지난 7월 제작한 "사랑의 우유 나누기" CF에 다섯살 짜리인
이문일 어린이를 등장시켜 대히트를 쳤다.

박종선 코래드 부국장은 이에 대해 "광고 홍수시대에 기존 인기인 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제품을 발매할 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인을 쓰면 효과가 높아진다"고 풀이했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