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시장안정대책이 골격을 드러냈다.

골자는 채권매수기반확대와 투신사 대책이다.

"채권매수기반확대->장기금리 하락유도->수익증권 환매및 채권매각 방지"
를 유도,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일거에 해소하겠다는게 정부의 의도다.

이렇게 되면 일부에서 우려하는 "11월 대란설"도 금방 수그러들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함께 서울보증보험에 2조원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 대우보증채
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지급불능사태에 처하는 투신(운용)사가 나타날 경우 구조
조정을 조기에 실시할 방침이다.

<> 채권시장 안정기금 설립 =현재 가장 자금여유가 있는 곳은 은행이다.

은행권은 그러나 채권을 좀처럼 사지 않고 있다.

금리가 더 오를 것을 우려하는데다 다른 은행의 눈치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런 눈치보기를 해소하기 위해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설립키로
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서 일정액을 출연받아 10조원규모의 기금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한마디로 "같이 죽고 같이 살자"는 취지다.

금감위 일부에서 과거 증안기금의 실패사례를 들어 아직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게 변수로 남아 있다.

채권시장 안정기금은 주로 투신사들이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내놓는 채권을
사들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금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

장기금리가 하락하면 다시 채권을 팔아 대우채권을 매입할수도 있다는게
정부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과거 증안기금처럼 채권시장안정기금이 실패로 끝날 경우 은행들의
손실이 커져 공적자금 투입규모를 늘려야 하는 위기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 신상품 허용 =정부는 이와함께 은행에 채권매수를 적극 독려할 생각
이다.

은행권은 자금여유가 있는 만큼 일단 장기금리가 하락하면 은행들도 적극적
으로 채권을 매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에 투신사 상품과 성격이 같은 상품을 허용할 예정이다.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비슷하게 채권에만 1백% 투자하는 펀드를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투신사에도 비과세 채권저축 등의 신상품을 대거 허용키로 했다.

구체적으론 "근로자 우대 채권저축" "비과세 국공채 전용펀드" "벤처기업
전용펀드" "사모펀드" "단기채권형 뮤추얼펀드" 등이 새로 생길 전망이다.

또 만기 1개월에 연 7% 안팎의 금리가 주어지는 1개월짜리 MMF도 새로
허용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그러나 투신업계에서 강력히 요청하는 무기명 장기채발행은 불가능하다는게
정부 입장이다.

<> 투신사 대책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은행이나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작년 11월17일 이전에 설정돼 추가로 돈을 받고 있는 공사채형
펀드의 판매도 전면 금지시킬 계획이다.

즉 투신사의 모든 펀드를 "클린 펀드"로 만들어 투자자들이 부담없이
공사채형 수익증권을 찾을수 있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싯가평가제의 조기실시를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투신(운용)사간 우열은 극심해질 수 밖에 없다.

또 금융시장이 안정된다고 해도 대우채권의 80%가 주어지는 11월10일
이후엔 유동성위기에 처하는 투신사도 나타날게 분명하다.

이 경우엔 정부가 개입, 구조조정을 조기에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금감위의 주요 금융시장 대책 ]

< 투신사 >

<> 대책 : 비과세채권저축 허용, 사모펀드, 단기채권형 뮤추얼펀드 허용
기대효과 : 환매자금 투신사로 다시 환류 유도

<> 대책 : 구조조정 조기실시 및 공적자금 투입
기대효과 : 투신권 불안감 해소

< 은행 >

<> 대책 : 투신사 상품 발매 허용, 예금증가액의 일정비율 채권편입 의무화
기대효과 : 채권매수기반 확대

<> 대책 : 대손충당금 적립부담 완화, 적기시정조치 유보 및 공적자금 투입
기대효과 : 기업여신회수 방지

< 대우관련 및 기타 >

<> 대책 : 그룹분리 조기실시
기대효과 : 대우사태 조기매듭

<> 대책 :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 투입
기대효과 : 수익증권 환매방지

<> 대책 : 은행/투신사간 채권 직거래 활성화
기대효과 : 투신, 유동성부족 해소

<> 대책 : 한은이 투신사로부터 통안증권 중도환매
기대효과 : 투신, 유동성부족 해소

<> 대책 : 세금우대장기채 발행으로 보증, 대우채권 매입
기대효과 : 대우 보증채 불안 해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