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은 7일 오후 과천 중기청 회의실에게 대우 협력업체 대표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등 대우계열 9개사의 협력업체 대표들
이 참석,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정부 대책의 비현실성을 꼬집고 정책의 투명성을 주문하는 등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 대중정밀 이종호 사장 =우량한 대우 계열사와 거래해온 업체들이 더욱
피해를 보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8~9년간 거래해온 대우기전은 흑자를 내는 좋은 회사다.

그 덕분에 워크아웃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때문에 이 회사와 거래하는 협력사는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로
남게 됐다.

정부가 워크아웃 업체의 협력사만 특례보증을 해주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량기업이라 하더라도 대우계열사라는 이유로 여기서 발행한 어음
은 은행에서 할인을 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 어음을 받은 협력업체로선 특례보증을 받는게 절실한데도 정부 지원을
받을 길이 없는 것이다.

정부가 특례보증을 해주면서 한도를 5억원으로 제한한 것도 현실성이 없다.

대우와의 월간 거래규모가 10억원이 넘는 협력업체들이 꽤 되는 점을 감안
하면 특례보증한도를 더욱 늘려야 한다.

<> 제일전자 이병훈 사장 =정부의 대우사태 처리를 보노라면 믿을 구석이
없다.

워크아웃에서 갑작스레 은행관리로 처리방침이 바뀌는 등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대우 역시 납품을 받아도 결제를 해주지 않는 사례가 많고 납품대금을
준다고 해도 6개월짜리 어음으로 주기 때문에 협력사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철강 플라스틱 등의 원자재를 공급하는 대기업이 현찰을 요구하거나 어음을
받을 때는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통에 원자재 확보에도 비상이 걸려 있다.

원자재 재고가 거의 없어 일정기간이 지나면 나중에 생산 주문이 오더라도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대우가 수출을 위해 마스터 LC(신용장)를 받았는데도 은행에서는 불안하다는
이유로 로컬 LC를 열어주지 않고 있다.

대우는 이 때문에 협력사들에게 구두로 물량을 주문하고 있지만 협력사들
로서는 대책없이 생산할 수도 없고 거절하지도 못하고 고민이다.

<> 대기정밀 조덕찬 사장 =원론적인 얘기밖에 할 말이 없다.

납품한 물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만 해달라.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은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도 이러한 대책이 적절한 효과를 발휘하도록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달라.

정부가 돈을 많이 풀었다고는 하지만 담보 있는 극소수 협력업체에만
자금이 흘러가는 지금의 시스템은 문제가 많다.

<> 한양정밀 이현일 전무 =자금난에 시달려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업체들
이 많다.

정상조업을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

어음할인시 우대금리는 6.5%에서 9.25%로 치솟아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어음할인 한도도 대부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심한 곳은 4분의 1로 줄어 사실상 어음할인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원자재를 공급하는 대기업들이 구입대금에 대해 현금결제를 요구
하고 어음을 받더라도 추가 담보를 요구해 결국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자금난에 원자재난까지 겹치고 있다.

정부가 불공정거래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해 원자재 공급업체의 부당행위를
막아 달라.

< 오광진 기자 kjoh@ 장경영 기자 longru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