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휴먼로봇센터의 센토입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지능형 로봇 "센토"는 연신 눈을 깜빡이며 사람의
음성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센토는 자기소개를 마친 후 양손을 움직여 앞에 놓인 테이블위에 블록을
쌓는 시범을 보인다.

팔놀림과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부드럽다.

블록 쌓기가 끝나자 이번에는 사람이 건네준 장미를 받아 꽃병에 꽂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또 사람과 함께 톱을 잡은 채 서로 보조를 맞춰 나무를 절단한다.

마지막으로 역기를 아래위로 들어올리며 앞뒤,좌우로 걸음을 옮겨 목적한
위치로 이동한다.

센토는 29일 KIST 연구동에서 진행된 시연회에서 능숙하게 주어진 과제를
완수해냈다.

이종원 박사(휴먼로봇센터장)는 "이 로봇은 3,4살 어린아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스스로 인식해 판단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토는 어떤 로봇 =센토에는 각종 첨단기술이 총동원돼있다.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제어시스템과 지능형 소프트웨어는 흩어진
물체의 위치와 방향을 스스로 알아내 자신의 동작순서를 스스로 조절하며
판단하도록 한다.

청각 기능의 음성인식장치와 사람 턱의 움직임을 닮은 음성발생장치를
장착해 사람처럼 듣고 말할 수 있다.

또 물체의 3차원 정보를 인식하는 2대의 스테레오 카메라와 촉각을 정확하게
감지하는 인공피부 센서 등의 기술은 사람의 복잡한 감각 기능을 최대로
구현해낼 수 있다.

몸체의 자세와 무게를 스스로 조절하며 움직일 수 있는 센서가 내장돼
불규칙한 경사노면에서도 안정적으로 4각 보행이 가능하다.

물건을 조작하는 미세한 동작은 원격제어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며 작업자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로봇에 처한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작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KIST는 이같은 첨단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5명의 박사급을 포함한 70여명의
연구원과 KAIST 연구팀,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팀 등 외부 12개 기관 18개
연구팀과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휴먼로봇 국내외 개발현황 =지능을 가진 로봇 개발은 일본 미국 이탈리아
가 앞서있다.

일본의 경우 혼다가 1천억원을 투입해 지난 94년 개발한 P2,P3로봇은 두발로
걸어다니며 외부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이 주로 지각과 감성등 기초과학기술
측면에서 연구를 진행중이다.

국내에서는 KIST의 연구가 독보적이다.

KIST는 이번 센토 개발에 이어 두발로 움직이는 인간형 로봇 개발을 추진중
이다.


<>활용분야 =휴먼 로봇은 인간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원자력발전소의
보수작업이나 독성화학실험, 복잡한 수술로봇 조정, 우주로봇 제어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KIST는 이번 연구성과에서 확보된 기술이 서비스로봇 개발이나 장애자나
노약자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복지형 로봇 등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