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안정적 성장 지속 <>4대 구조개혁의 마무리 <>중산층 및 서민생활 보호가
큰 틀을 형성하고 있다.

상반기의 정책기조와 큰 차이가 없다.

중산층 대책이 추가됐을 뿐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구상은 여러 측면에서 도전을 맞을 전망이다.

개혁에 대한 저항이 커질 조짐이고 안정적 성장의 "안정" 부분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산층 대책 역시 아직은 효과가 불투명하다.

<> 성장은 확실, 안정은 불확실 =1.4분기중 4.6%에 이른 경제성장률은
2분기 이후 6-7%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TV 토론프로그램에 출연, "올 2분기 경제
성장률이 6-7%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27일 올 하반기 성장율을 6.2%로 예측했다.

평소 같으면 정부내에서 경기과열론이 대두될 법 하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경기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1백만명이 넘는 실업자가 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이 "올해는 성장률 전망치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사정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정부는 미시적 정책수단에 의한 미조정(fine tuning)을 통해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물가의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에서 억제하겠다는 목표다.

최근의 국제 원자재시세나 환율안정 등을 감안할 때 그리 어려운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에 영향이 큰 농산물 부문의 가격안정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게다가 최근 경기회복과 함께 기업들의 임금도 크게 오르고 있어 작년과
같은 공산품 가격안정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물가만큼은 아니지만 경상수지 흑자 역시 목표(2백억달러) 달성을 낙관할
수 없다.

경기회복세를 타고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환율도 절상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연기, 공기업 매각연기, 공기업 및 금융기관의 외채 조기상환 등 다각적
인 환율안정책을 강구중이다.

하지만 지난 2분기의 외환수급대책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어
전망을 밝지 못하다.

<> 도전받는 구조개혁 =금융 기업 공공 노동등 4대부문 구조개혁도 총체적인
고비를 맞고 있다.

조폐공사 파업유도설은 공기업 구조조정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와 한국노총의 지난 25일 노.정합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원칙을 뒤흔들어 놨다.

정부쪽에서도 공무원 보수 인상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

그 파장은 민간부문으로 파급될 기세다.

이 경우 민간기업의 구조조정도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의 상징어인 빅딜은 삼성자동차에 와서 꽉 막혔다.

삼성자동차를 부도처리 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돼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짐작케 한다.

제일은행 매각 등 금융구조조정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대한생명 매각도 이미 두차례나 유찰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이미 45조원이 넘게 투입된 금융구조조정 비용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제일은행에 5조3천억원이 추가투입되고 서울은행에도 비슷한 규모의
자금투입이 예상된다.

<> 중산층 대책의 한계 =정부의 중산층 대책중 경제운용과 관련된 부분은
창업활성화 대책이다.

이를 통해 현재 1백40만명인 실업자를 내년 상반기중 1백만명선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목표는 외견상 잘 진척되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경기회복과 함께 실업자는 급속히 줄고 있다.

그러나 속내용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고용구조는 취약하기만 하다.

신규취업의 대부분이 창업보다는 공공근로 등 언제 다시 실직할지 모르는
분야에서 이뤄졌다.

창업자금을 지원한다는 정책도 막상 금융기관 창구에서는 먹혀들지 않는
경향이다.

따라서 대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금융기관 현장 점검 등 독려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