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수립에 시동을 걸었다.

오는 5일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17개 부처 경제장관회의
에서 그 윤곽이 그려질 전망이다.

현재 큰 골격은 5대 과제로 잡혀 있다.

<>기업.금융부문 등 4대 구조개혁 마무리 <>투자활성화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신산업 육성 <>중산층 육성 <>지속적인 대외개방 등이 그것이다.

이중에도 당장 관심을 끄는 것은 성장잠재력 확충부분이다.

하반기의 경기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가 이 부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경기는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가 아니다 =정부는 일단 경제를 정상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분기중 경제성장율이 4.6%에 이른데다 그동안 걱정됐던 설비투자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서다.

이에따라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에서는 올해 성장율을 5% 안팎으로 올려
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재경부는 아직 경기속도를 조절할 때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현오석 경제정책국장은 "공장가동률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고실업 상태도 여전하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현재 공장가동률은 74%대, 실업률은 7%선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 및 주가하락 가능성 <>선진국의 보호주의 강화
움직임 <>위안화 절하 조짐 등 대외여건의 불안정도 이유로 꼽았다.

더욱이 내년 이후의 경제는 총선 등으로 인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경기회복세가 더욱 확산되도록 함으로써 실업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게 재경부의 입장이다.

<> 하반기 경제운용의 복병은 국제수지 =정부는 그러나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기과열 우려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과열은 통상 물가상승과 경상수지 악화를 초래한다.

이중에도 정부가 더 걱정하는 것은 경상수지다.

올 1-5월중 수출은 3.8% 감소한 반면 수입은 11.9%나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에는 통관기중 수입액이 91억달러로 작년 5월에 비해 25%나
증가했다.

통관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입증가율은 28.9%나 됐다.

이같은 수입 급증세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정부는 2백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수출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도 정부가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은 아직 침체상태이지만 수도권 일부에서는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기존의 부동산 경기활성화 대책중 상반기에 시효가 끝나는 대책은
하반기에는 지역별로 차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등이 이에 해당된다.

<> 최대의 난제는 투자활성화 =경기문제에 관한 한 정부가 가장 난감해
하는 부분이 설비투자다.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기조화 되려면 설비투자가 일어나야 하는데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중 설비투자 추계치가 10.9% 늘어나긴 했다.

하지만 대부분 현상유지 차원의 투자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상승기에 나타나는 확장투자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업들이 아직도 불안해 하는 셈이다.

이를 해소하고 투자를 일으키려면 무엇보다도 "저금리 기조 유지"가
필수적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즉각 금리를 조정
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배경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와함께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나 중고설비 구입에 대한 세액공제 등
세제상의 지원책도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