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알기 때문에 거래를 맺은 수많은 개인고객과 기업, 법인체에 종사
하는 분들께 이 홈페이지를 통해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퇴출된 동화은행 이사를 지낸 권영진(57) 한아름금고 이사가 인터넷
홈페이지(http://my.netian.com/~kwon7777)에 고객과 주주에게 용서를 비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권 이사는 이 글에서 동화은행의 비극을 원인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했다.

권 이사는 "주주에게 한푼도 배당을 하지 못하면서 건실한 은행직원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며 "내가 먼저 30%이상을 반납하고 은행살리기에
앞장섰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1인당 1천9백만원에 달했던 직원대출금의 금리를 연 0~2%에서 연 10%
수준으로 올리려 했으나 노조를 의식한 임원들이 외면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변호하기도 했다.

권 이사는 70대 고령의 행장과 노령의 이북5도비상임이사(15명)들이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K은행이나 J은행은 서열이 1백번도 넘는 부장이나 지점장을 임원으로
발탁하는데 동화은행은 당시 누구나 인정했던 행내 1,2순위의 이형택
1본부장과 호남출신 현직영업부장 두 사람을 탈락시켰다"고 "잘못된 인사"를
비극의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이어 "96년이후 명동지점장 영업부장 고객업무부담당이사를 하면서도
동화은행 주식으로 축하와 문상을 했다"며 손실을 입은 주주들에게 거듭
용서를 빌었다.

권 이사는 최근 동화은행 부실책임과 관련해 다른 전직임직원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