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디플레현상과 국제통화제도에서의 금 역할이 퇴조하면서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지난 7일 영국 정부의 금 매각 방침 발표 이후 금값과 금관련 기업들
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외교통상부는 13일 "지난 10일 런던 광물시장에서의 금가격은 온스당
278달러로 98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영국 정부의 금매각 방침에
따라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미국 캐나다 등의 금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지난주
12%~14% 하락한데 이어 이번 주 들어 최고 5%까지 추가 하락했다.

앵글로골드, 배릭, 플레이스 돔 등 세계적인 금괴제조업체들의 주가도
4%~16%까지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전문가들은 금값의 이같은 하락 이유로 두가지를 들고 있다.

하나는 과거 인플레경제하에서 금이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헷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사용됐으나 최근 디플레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헷징의 의미가 크게
축소됐다는 것.

또 하나는 세계 각국의 환율제도가 변동환율제도로 바뀌면서 금태환제에
기초한 금보유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에따라 이미 벨기에 네덜란드 캐나다 호주 등의 중앙은행이 다량의 금을
매각조치했으며 IMF 스위스 등도 금매각 방침을 발표했다.

외교부 국제경제국은 "현재 G7 등 선진국들은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을 팔아
외채과다국의 부채탕감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6월 이후 이같은
논의가 구체화되면 국제 금시세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