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자산운용 전문회사들이 국내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고 주식시장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자 "갈 곳을 잃은 돈을
대신 관리해 주겠다"고 나서는 외국전문회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

금리하락으로 돈을 어디에다 맡겨야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개인과 자산
운용을 외부에 맡기려는 금융기관에게는 자산운용회사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금융시장의 주역이 여수신위주의 금융기관에서 투자은행
과 같은 전문적인 자산운용회사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연.기금의 자산을 운용해 주고 있는 미국의
스테이트스트리트그룹.

전세계에서 5천억달러를 굴리는 이 그룹의 니콜라스 로파르도 부회장이
최근 삼성생명을 방문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자산을 맡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로파르도 부회장은 "금리가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게 될수록
자산운용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며 한국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그룹 한국지점(소장 반문열)은 외국에서 활동중인 자산
운용전문가들과 국내전문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5월초 70평 규모인 사무실을
1백30평으로 늘린다.

지난2월 서울 영풍빌딩에 사무실을 차린 허드슨캠코 어드바이저스는 부실
채권과 부동산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

성업공사가 미국 투자회사인 론스타에 매각한 5천여억원 규모의 부실자산
을 운용하고 있다.

차정화 사장은 "성업공사가 매각한 부실자산을 분할하거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10위권의 투자전문회사인 SEI는 지난 3월 SEI에셋코리아를 설립했다.

SEI가 50.1%를 투자하고 동양그룹이 34%의 지분을 가졌다.

실질적으로 SEI의 현지법인이다.

SEI에셋코리아는 뮤추얼펀드를 중심으로 일반인들의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선물 등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5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외국의 전문회사들이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들 회사들의 격차가 크다"며 자산운용회사를 선택하는 데도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