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

"지금보다 더 낮추면 손해본다"

국세청과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신용카드 취급업소를 늘리기 위해서는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3.2% 내외로 미국의
1.97%보다 60%이상 높다는 것이 그 근거다.

또 97년 카드사들의 이익중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7%로 가장
높았다며 수수료율 낮춰도 역마진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세청으로선 병원협회 등이 "카드사들의 수수료율이 너무 높아 가맹점에
가입하면 손해가 너무 크다"며 국세청에 수수료율을 인하시켜 달라고 요구한
것도 부담이다.

국세청은 수수료율 인하를 위해 카드사들에게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신용카드사 사장들을 국세청으로 초청해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호군(비씨) 변종화(국민) 이헌출(LG) 이경우(삼성) 김상철
(외환) 정해영(대우다이너스) 박환규(동양) 사장 등이 참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카드사만 잘 살려고 하지 말고 우리 경제 전체가 잘 될
수 있도록 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찾아보자는 차원에서 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에 앞서 지난 주에 이들 신용카드 7개사의 회계담당자들을
차례차례 불러들였다.

국세청은 카드사들마다 97도분 법인세 신고에서 세금 탈루혐의가 있는
부분들을 문서로 정리해 나눠 주면서 서면으로 해명하라고 지시했다.

또 18일 카드사 사장단 회의를 하겠다는 공문도 함께 전달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카드사 직원은 "전후 맥락을 볼 때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리지 않는 곳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신용카드사들은 지금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절대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카드사들의 평균 수수료율이 1.97%인건 사실이지만 한국카드사들과
절대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카드사들의 자금조달비용은 연 2% 정도에 불과한데 비해 국내 카드사들
은 연 10~16%의 조달금리를 물고 있다는 현실을 무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조달 금리문제를 차치하더라도 국내의 수수료율이 일본(3.4%)보다
싸다며 국세청 논리를 공격했다.

특히 종합병원의 경우 1.5%로 미국 2.9%, 영국 3.45%, 일본 3.0%보다 훨씬
낮은데 여기서 더 내리라는건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