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급락한데 따른 반등일뿐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민간 연구소에서는 재고조정등 효과를 감안하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겉으로 드러난 지표호전만 놓고 정책을 펴 나가기 보다는 산업
경제의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해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나오고 있다.

<> 재고조정에 따른 경제성장률 상승 =한국은행과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재고조정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상승효과는 4~5%포인트
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재고를 줄여 올해 생산이 늘어났을뿐 실제 매출은 그다지 회복되지
못햇다는 설명이다.

LG경제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마이너스 5.4%(추정치)에서 올해 4%로
높아지더라도 최종수요 증가율, 즉 재고변동의 효과를 제거한 성장률은
지난해 마이너스 0.8%에서 올해 마이너스 0.3%로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제조업생산 증가도 반도체등 일부 업종이 주도할 뿐 대부분 업종은
아직도 침체상태를 못벗어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과 12월 전년동기대비 제조업생산이 1.8%와
5.1% 증가세를 보였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없종은 마이너스 13.3%와
마이너스 7.9%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 설비투자수요와 수출신용장 내도액은 감소세 유지 =생산의 한 축을
이루는 설비투자는 올해도 감소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매년 1월 기업들의 설비투자자금 수요를 조사하는데 올해는
설문조사에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30%에 불과했다.

산은에 따르면 설비투자자금 수요는 96년 6조6백억원에서 97년
5조9천5백49억원, 98년 3조9천7백67억원으로 줄었다.

산업은행 이윤우 종합기획부장은 "매년 1월 설비투자자금 수요를 조사해
자금을 배정했으나 올해는 수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수시로 배정키로 했다"
고 말했다.

수출신용장(LC) 내도액도 1월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 오재권 외환수급담당과장은 "지난달 수출LC 내도액은 40억달러대로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신용장없이 직송금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어서 LC내도액
규모가 줄었다고해서 곧바로 수출이 줄어든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설 연휴로 은행영업일이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년동월
대비 LC 내도액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게 금융계의 평가다.

지난해 6.9%였던 실업률이 올해 8%대로 올라갈 것으로 정부측에서도 예상
하고 있어 소비도 급속도로 회복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을 구성하는 내수 투자 수출 등이 모두 회복세를
보여야 진정한 의미에서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 사정은 낙관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