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파가 몰아닥친후 유통업계는 이른바 소비빙하기를 맞아 마이너스
성장의 시련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소비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일부점포들은
매출이 크게 늘어나 타업체들의 부러움을 샀다.

불황을 이겨내며 성장가도를 달린 점포들의 영업비결과 강점은 무엇일까.

IMF 한파를 물리친 점포들의 특징을 짚어본다.

-----------------------------------------------------------------------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할인점 E마트에는 여러가지 진기록이 따라 다닌다.

E마트는 우선 국내 최초의 서구형 디스카운트스토어다.

전국 각지에서 영업중인 점포가 13개로 할인점업계 최대다.

지난 8월에는 한국시장에 상륙한 미국 월마트의 초염가판매 공세에 맞서
정면승부를 벌이며 저가판매경쟁에서 만큼은 어느 업체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지켜냈다.

할인점시장의 선두를 달리며 알뜰주부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는 E마트는
점포마다 거의 영업이 호조다.

자연 같은 상호의 점포간에도 매출순위 경쟁이 눈에 보이지 않게 치열하다.

이 가운데서도 E마트 관계자들은 서부산점을 IMF시대의 주목할만한 점포로
첫손가락에 꼽고 있다.

이 점포는 영업을 시작한 지난해 8월말이후 불과 1년여만에 그동안 E마트의
톱점포로 통했던 분당점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서부산점은 개점 1주년을 맞았던 지난 8월 월간매출로는 처음으로 E마트
모든 점포중 최고실적을 올렸다.

이 점포의 8월 매출은 피서철 특수를 타고 1백52억원에 달했다.

줄곧 1위를 달려온 분당점을 1억5천만원 가까이 따돌렸으며 2위를 지켜온
일산점보다는 약 3억5천만원을 앞질렀다.

9,10월에는 분당점과 비교해 각각 7억원과 4억원이 뒤졌으나 일산점을
각각 5억원과 13억원이상 앞질러 2위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 점포는 현재 하루평균 5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장을 찾는 고객도 월평균 35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서부산점의 성공비결은 철저한 지역밀착형 영업과 30대 주부고객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전략에 있다고 신세계측은 말하고 있다.

이 점포는 개점을 전후해 직원 5백20명중 5백명을 상권주변의 현지인력으로
충원했다.

또 부산지역에 근거를 둔 10여개 중소기업의 제품을 인기상품으로 집중
개발했다.

지역단체에게 매출액의 0.5%를 수익금으로 돌려주는 마일리지제도 도입했다.

서부산점은 구매력이 왕성한 30대 주부를 고정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해
개점초기부터 상품구성을 차별화했다.

3천5백여평에 달하는 단층매장의 입구에서부터 란제리, 아동용품, 유제품,
식품, 주거용품 등을 순서적으로 배치했다.

주부들의 관심이 높은상품을 원스톱으로 살수 있도록 하는데 정성을 쏟은
것이다.

E마트 서부산점이 빠르게 성장한데에는 뚜렷한 경쟁점포가 없었던 상권
특성도 한몫을 했다.

이 점포는 신발산업이 주를 이루는 사상공단과 사하구 및 북구의 주택단지
등 인구 1백30만명으로 구성된 서부산 상권에 자리잡고 있다.

서부산 상권의 특징은 대형 유통업체가 거의 없다는 점.

이에따라 E마트는 15만여 가구의 이 일대 아파트주민을 고스란히 고객으로
확보, 한발 앞선 출점의 잇점을 최대한 누릴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점포는 프로모데스,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들이 인근에 개점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내년부터는 후발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진정한 실력을
시험받게 됐다.

이 점포의 안상도 지점장은 "값싸고 질좋은 상품과 뛰어난 고객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막아낼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