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신용보완기관(ACSIC)회의가 2일 개막, 6일까지 서울 잠실
호텔롯데월드에서 개속된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촉진과 신용보증제도의 역할"을 주제로 3, 4일
열리는 세미나에서 소개되는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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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환경의 변화와 기업구조조정 ]]


권명중 < 연세대교수 >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보는 관점에 따라
시각차가 있다.

대체로 우리 산업의 취약한 구조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불러일으킨
직간접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정부에서 시행해온 전략적 산업정책 때문이다.

즉 정부가 경제발전 단계별로 집중적으로 육성할 산업을 지정하고 이를
위해 국내시장 보호, 장기저리의 융자제공, 조세감면과 같은 기업지원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이러한 지원정책에 힘입어 관련산업의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갖게되고
짧은 기간내에 양적으로나마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략적 산업정책은 기형적인 경제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첫째, 경제발전 단계에서 항상 부족한 자원인 금융과 전문인력을 대기업들에
집중 배분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이 소외돼 하부구조가 취약한 산업구조를
낳았다.

둘째, 대기업 그룹 형성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고 금융기관을 부실화하는
역할을 했다.

셋째, 정부가 희소자원의 배분에 개입하는 과정을 통해 정경유착과 부패가
양성화됐다.

90년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정부가 취한 확장적
경기부양정책과 고환율정책이 기회를 무산시켜 현재의 구제금융시대를
맞기에 이르렀다.

확장적 경기부양정책은 생산적인 투자로부터 얻는 수익보다 부동산투자로
얻는 수익이 더 크게 만들었다.

고환율정책은 가계의 수입수요를 증가시키고 수출을 감소시켰으며 기업의
해외투자를 유인해 엄청난 무역적자를 유발시켰다.

현재의 기업구조조정이 성공하기 위해선 전제조건이 지켜져야 한다.

우선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점진적이고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현 문제점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다가는 전체경제가 큰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또 구조조정은 확실한 원칙하에 법제화를 통해강제규정화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효과를 성급하게 기대해서도 안될 것이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