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30일로 예정됐던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귀환이 돌연 연기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측은 "평양에 머물고 있는 정 명예회장 일행이 귀환을 하루 연기한 것은
북측과 더 협의할 사항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추가 협의사항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 명예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일정을 하루
연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 명예회장은 당초 29일 김정일과의 면담이 이뤄질 것을 희망하고 북한을
방문했으나 현재까지 북한의 매체들이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계획은 불발로 끝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번 북한방문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김정일 면담을 위해 현대측
이 일정을 하루 더 연기하자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측이 당초 김정일 면담을 허가하지 않을 계획
이었다면 하루 더 있는다고 해서 면담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대측
도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김정일 면담을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김정일 면담보다는 이번 방북의 가장 큰 이슈인
금강산개발사업과 관련해 북한측과 몇가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항을
협의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또 김정일 면담도 이 협상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패키지
성격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북한은 금강산 독점개발권과 김정일 면담을 통한 상징적 혜택을
현대에 주고 이에 상응하는 금강산개발과 관련된 보상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측은 또한 이같은 과정을 통해 현재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현대와의 경협사업에 대한 북한내 강경파의 반발을 무마하는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