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가 "빅딜" 처리될 것이라는 얘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삼성자동차는 이대원 부회장이 나서 내부 동요를 진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나 직원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더욱이 박태준 자민련 총재가 "삼성자동차 처리가 삼성-현대-대우간의
업종교환식 빅딜과 연계돼 추진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긴장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박 총재는 21일 중국 베이징(북경)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이
기아자동차 3차 입찰에서 종전의 태도를 바꾸지 않고 탈락이 거의 확실한
방향으로 응찰한데는 그 나름대로 향후 자동차사업 전략이 담겨 있는게
아니겠느냐"며 "삼성역시 어떤 형태로든 자동차산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5대 그룹이 7개 업종 빅딜안을 마련하면서
"자동차산업은 기아가 낙찰되면 논의키로 한다"고 합의했던 내용과
맞물리면서 삼성자동차 직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대원 삼성자동차 부회장은 그러나 이날 아침 사내방송을 통해 10분간
기아 입찰과정과 삼성자동차의 향방에 대한 방침을 설명하면서 "독자 생존"을
강조, 내부 동요 진화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3차례 입찰에 참여하면서 기아의 부실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정상화시키기에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낙찰
포기의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낙찰이 되지 않았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며 "이제 "작지만 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해외 메이커와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주력하겠다"며
"곧 차기 차종을 확대 도입하고 변형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SM5의 판매가 밀리는만큼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