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금융기관인 베어스턴즈가 12일 국내 시중은행에 대해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발표했다.

또 10개 안팎의 외국투자기관이 제일 서울은행 인수를 희망하고 나서는 등
외국금융기관의 국내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

베어스턴즈는 1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유종근 대통령 경제고문 등을 초청,
한국투자를 위한 설명회를 갖고 한국진출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베어스턴즈를 대표해 그렉 핸리 금융총괄사장 루지 버나스
홍콩사무소 대표등이, 투자자문을 맡고 있는 미국계 법무법인인
쿠더트브러더스의 그레고리 키버 대표변호사가 참석한다.

베어스턴즈의 한국측 파트너인 세일M&A컨설팅은 "베어스턴즈가 국내
시중은행의 M&A및 지분투자 또는 부실채권 인수등을 통한 대규모 금융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어스턴스 관계자들은 투자결정을 위해 14일 서울은행, 15일에는 제일
조흥 한일 상업 하나은행 등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또 이헌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등 정부 관계자들도 면담할 예정이다.

베어스턴즈는 작년말현재 1백47억달러의 자기자본과 1천3백75억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는 세계 8위의 증권회사이다.

이날 설명회에선 삼일회계법인이 투자유치를 위해 국내주택할부금융사
벽산에너지 한일증권 등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제안설명회)도 갖는다.

한편 10개 안팎의 외국금융기관들이 제일 서울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위원회 연원영 구조개혁기획단 총괄반장은 이날 "자산실사를
하려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두 은행에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곳도 있고 한 군데만 사겠다는
기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의향을 밝힌 곳으론 시티은행 홍콩샹하이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측은 원매자를 밝힐 단계가 아니라며
확인을 거부했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와 합의한 매각시한(11월15일)을 가급적 맞추면서
제 값을 받는데 주력키로 했다.

최소한 한 곳은 해외에 매각하겠다는 의지도 확고하다.

정부는 이를위해 6월말현재 두 은행 총여신 41조9천6백36억원의 15.5%
(6조4천8백20억원)에 이르는 무수익여신외에 추가 부실여신에 대해선 최대
3년간 손실분담을 하되 주식은 액면가이상을 받는 방안을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7조원정도로 손실분담액 상한을 정하는 방안까지 고려되고 있다.

이는 6월말현재 총여신의 절반인 20조원이 부실화돼 그 50%인 10조원의
부실채권매각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7대3정도로 분담하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외국인투자자에겐 투자안전성을 높여 주고 정부입장에선 더 많은 자금을
은행에 투입, 회생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발을 돌리고 있어 정부 구상대로
두 은행을 매각할 수 있을지 아직 의문이다.

정부는 11월 15일까지 제일 서울 중 한 곳을 입찰에 부치고 내년 3월말까지
다른 곳의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IMF와 어느정도 양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선 정부의 매각전략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은행을 소외시킨채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원매자의 논리에 끌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