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IMF 관리를 받는 국가로 이번 총회에 참석한다.

빚쟁이로서 채권단 집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과 전철환 한국은행총재 등을 포함한 한국대표단은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 않다.

IMF에서 꾼 돈으로 외환위기를 넘기면서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하는 짐을 안고 간다.

이 때문에 수석대표인 이 장관과 교체수석대표인 전 총재는 9월말로 1차
마무리한 금융구조조정 등 개혁의 성과를 홍보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외자
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지원받기로 한 자금은 총
5백83억5천만달러다.

IMF에서 꾸기로 한 돈이 2백10억달러로 가장 많다.

이중 1백80억달러를 빌렸다.

빚을 많이 진 탓에 모든 경제정책을 IMF와 협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마이너스 7%(IMF 수정전망 기준)로 떨어질 판이다.

그래도 개혁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게 정부 평가다.

이를 널리 알려야 하는 이장관의 일정은 빠듯하다.

6일 워싱턴 8일 뉴욕에서 코리아포럼이라는 한국경제설명회를 갖는다.

7일에는 총회기조연설을 한다.

이 연설에서 한국이 IMF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에앞서 3일 아시아재무장관회담, 5일 G-22 회담에도 참석한다.

G-22 회의엔 선진 7개국인 G7에다 한국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홍콩 인도 호주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폴란드 러시아
남아공등이 참석한다.

이밖에 국제금융시스템강화나 자본자유화문제 등 국제금융질서를 새로
짜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벌어질 잠정위원회(IC) 등에서도 의견을 낼
예정이다.

전철환 한국은행총재도 대부분의 회의에 참석, 이 장관과 함께 금융외교를
펼친다.

이번 총회에는 양만기 수출입은행장 류시열 제일은행장 신복영 서울은행장
송달호 국민은행장 홍세표 외환은행장 라응찬 신한은행장 김진만 한미은행장
오세종 장기신용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이동호 은행연합회장 등도 참석
한다.

문헌상 성업공사사장은 부실채권매입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는 외국
투자기관장들을 만나러 간다.

은행장들은 현지에서 거래은행이나 투자기관 관계자들과 만나 외자유치나
합작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용외환보유액이 9월말 현재 4백33억7천만달러로 제2환란을 막을수
있는 수준이라는게 재경부 판단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자금조달이 필요한 형편이다.

또 홍세표 외환은행장이 합작파트너인 독일 코메르츠은행의 마르틴
콜하우센회장과 추가증자를 논의하는 등 일부 은행장들은 합작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IMF가 내민 개혁프로그램을 비교적 성실히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제사회의 관심도 대단하다.

이번 총회에서 개혁성과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 고광철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