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재테크 퀴즈 한 토막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떨까?

문제는 나기찬씨와 어머니 이야기다.

나기찬씨가 25살에 회사에 취직했을 때의 일이다.

어머니는 어렵사리 취직했으니 대견하다는 말씀과 함께 대뜸 "너도 이제
돈을 버니 한달에 40만원씩 하숙비를 내라"고 말씀하신다.

"정말 우리 엄마 맞아?" 하고 물어볼 노릇이지만 어쩌겠는가.

어머니 말씀이시니 매달 하숙비를 드릴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이렇게 나기찬씨가 25살부터 결혼하던 31살이 되기까지 6년동안 어머니께
드린 하숙비는 모두 2천8백80만원(=매달 40만원 x 12개월 x 6년)이나 된다.

매달 40만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6년간 모으니 2천8백만원이 넘으니
생각보다 큰 돈이다.

새삼 저축의 위력을 감지한 나기찬씨는 결혼후에도 자기 통장에 매달
40만원씩 저축했다.

이렇게 또 6년이 흘렀으니 원금만 따져서 2천8백80만원이고, 이자까지
셈하면 나기찬씨의 통장에는 모두 3천8백95만원이나 되는 거금이 들어 있다.

흐믓한 마음에 나기찬씨는 아내와 의논해서 창업을 해야겠다고 여기저기
알아보니 가게 열고 장사밑천까지 1억원은 족히 들어간단다.

어쩌겠는가?

"대출이라도 받아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에 나기찬씨는 "어머니, 6천만원
대출받는데 보증 서 주시면..."

이렇게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않고 통장을 하나 꺼내 놓으신다.

어머니는 지난 6년동안 받았던 나기찬씨의 하숙비를 고스란히 저축하셨던
모양이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더니"

어머니의 사랑에 나기찬씨의 가슴이 뭉클했던 것도 잠깐.

통장을 받아 든 나기찬씨는 또한번 놀랐다.

어머니 통장에는 나기찬씨보다 "따블"이나 많은 7천6백89만원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하숙비 통장에도 매달 40만원씩 6년동안 저축했고, 나기찬씨도
매달 40만원씩 6년동안 저축했으니 원금은 두사람 모두 똑같고, 이자도
연 12%로 똑같은데 어찌된 까닭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25살때 1년간 낸 하숙비 4백80만원은 나기찬씨가 36살이 되면 11년간
복리이자가 붙어서 1천6백70만원이나 된다.

그러나 나기찬씨가 6년 늦게 31살에 저축한 4백80만원은 똑같이 복리이자를
쳐도 36살에 8백46만원이다.

결국 6년의 차이가 똑같은 이율에 똑같은 원금을 저축하고도 "따블"이라는
재테크 차이를 만들었다.

재테크 게임은 시간 싸움이다.

그래서 시간은 돈이라고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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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