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정리해고에 대한 외국인의 불만이 해외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채권금리의 급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부가 해외에서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값이 사상 최저로
급락했다.

또 현대나 삼성등 민간기업이 발행한 해외증권 값도 작년말 외환위기 수준
까지 떨어졌다.

2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채권(TB) 금리에 덧붙이는 외평채
(10년만기) 가산금리가 지난 21일 7.8%로 치솟았다.

이는 전날의 6.3%에서 무려 1.5%포인트나 뛴 것이다.

하루 상승폭과 가산금리수준 모두 지난 4월 발행이후 최고치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값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TB금리를 5.5%로 보면 10년만기 외평채 금리는 연13.3%에 달한 셈이다.

외평채의 금리가 이처럼 급등함에 따라 앞으로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해외차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외평채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현대자동차
정리해고를 둘러싼 파업사태로 한국 경제개혁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평채 뿐아니라 올 상반기중 안정세를 보였던 산업은행이나 민간기업이
발행한 해외채권도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폭락했다.

산업은행 해외발행 채권(2001년만기)의 경우 TB에 대한 가산금리가 20일
7.25%에서 21일 8.75%로 상승했다.

이는 작년말 가산금리 7.5%보다 1.25%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발행한 해외증권(2004년 만기)은 TB(런던은행간 금리)에
대한 가산금리가 20일 8.75%에서 21일 9.75%로 올랐다.

삼성전자의 해외증권 가산금리도 21일 9.0%로 20일의 8.0%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작년말 외환위기때의 10% 수준에 육박한 것이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