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 기술신용보증기금 소비자보호원 등 재정경제부 관계기관의
장자리가 3곳이나 비었지만 예전과 달리 재경부가 조용하다.

과거 같으면 전현직 고위관료들 이름이 오르내리며 하마평이 무성했을 텐데
지금은 딴 판이다.

"낙하산 인사"시비 때문인지 현직 관료들은 꿈도 안꾼다.

그저 전직 간부들의 이름만 구색 맞추기 정도로 나오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이들 기관장 3자리가 졸지에 "무주공산"이 돼버린 분위기다.

우선 신임 주택은행장은 내부 승진이나 전문가 영입설에 힘이 쏠리고 있다.

재경부 전직관료로 강만수 전차관과 1급출신인 이정보 보험감독원장,
김영빈 주택사업공제조합 이사장 등이 거명되긴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21일 김경우 이사장이 평화은행장으로 선임돼 공석이 된 기술신보
이사장도 재경부 출신이 가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

재경부 내에선 주택은행장은 안되더라도 기술신보 이사장 만큼은 이정보
원장이나 김영빈 이사장 등이 가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단지
"희망사항"일 따름이다.

특히 이 원장의 경우 보감원이 금융감독원으로 통합되면 공중에 뜰 가능성이
높아 본인 희망여부에 관계없이 기술신보이사장 후보로 거론되지만 극히
불투명하다.

2개월째 공석중인 소비자보호원 원장도 마찬가지.

원래 이 자리는 이강우 공정거래위원회 전 부위원장이 낙점됐다가 수뢰
혐의가 드러나면서 주인을 잃은 곳.

과거 예로 보면 1급에서 장관급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갈 수 있는 자리지만
재경부에선 꿈도 안꾸고 있다.

벌써부터 국민회의 출신 정치인의 낙하산 설이 강력 대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하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