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 수출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96년까지 감소세이던 손목시계 수출이 올들어 큰폭의 신장세를
보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손목시계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1억4천만달러에 달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90년대이후 사상최대규모(반기별 기준)로 작년 한햇동안의
수출증가율 17.8%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손목시계 수출은 지난 94,95년에 각각 5%,5.2%의 낮은 성장세를 보이다가
96년에 주요 수출지역인 중동지역 분쟁 영향으로 6.2%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다.

손목시계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작년보다 60%이상 감소한 내수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수출총력전에나서는 업체가 늘고 있어서다.

내수시장에서 예물시계를 취급해온 중견시계업체를 중심으로 수출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에따라 손목시계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가 작년 40여곳에서 올해
60여곳 이상으로 늘었다.

틈새시장 공략도 수출증가의 배경이다.

중동과 아시아위주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기 시작한 것.

이에따라 미주와 유럽지역 수출거점인 홍콩으로의 수출이 올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백%이상 증가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직수출도 2백5% 증가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체첸등 동구권 국가도 올해 신규시장으로 부상했다.

싱가포르와 일본지역 수출이 각각 36.8%, 8%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해외시장에서 국산 손목시계의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수출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손목시계는 90%이상이 독자브랜드로 수출되고 있다.

로만손의 경우 올해 해외광고비를 작년보다 30% 늘려 집행중이다.

시계업계는 수출호조의 여세를 몰아 오는 9월 홍콩박람회에 대대적으로
참가키로 했다.

오리엔트 등 23개사가 참여, 2천만달러의 계약고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에 수출이 잘 되는 시계업종의 특성을 감안하면 올해 손목시계
는 2억8천만달러-3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참여업체가 늘면서 덤핑등 부작용도 없지 않다.

게다가 최근 원화 가치 상승으로 작년말이나 연초 고환율을 기준으로
수출계약을 체결, 환차손을 입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따라서 손목시계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려면 업계간 과당경쟁을 자제
하고 환율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