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아시아자동차 국제 공개경쟁입찰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기아.아시아자동차 입찰대행 기관인 앤더슨컨설팅은 24일 입찰의향서를
마감한 결과 현대 대우 삼성 포드외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도록 요구한
몇개 업체"가 입찰참가 의향서를 냈다고 발표했다.

입찰서류 최종 마감일은 8월21일.

남은 한달동안 이들 업체는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물밑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 현대-대우 컨소시엄 가능한가 =현대-대우 컨소시엄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컨소시엄이 어렵다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가 단독응찰로 방침을 굳히고
있다는 것.

현대의 한 관계자는 "대우와 컨소시엄을 한다면 서로 필요한 부문을
나눠갖는다는 의미인데 그게 가능할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와 대우가 기아를 공동인수해도 회사를 공동경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회사를 나누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부채를 나누는 문제등을 생각하면 보통 골치아픈 일이
아니다.

서로 갖고 싶은 부문도 너무 많이 겹친다.

기아의 4륜구동차와 미니밴등이 대표적이다.

대우도 "현대와 컨소시엄이 안된다면 대우 단독으로 응찰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 포드의 제휴 가능성은 없는가 =포드는 국내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웨인 부커 부회장은 "삼성은 물론 국내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드도 단독으로 응찰하기는 어려워졌다.

이날 열린 채권단회의에서 기아 부채를 원금 탕감 없이 경과이자와
보증채무만 일부 탕감해준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12조원이 넘는
부채를 고스란히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포드가 가장 손쉽게 손을 잡을 수 있는 곳은 삼성이다.

그동안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드가 국내 최대메이커인 현대와 막판에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스카니아는 누구와 손잡나 =스웨덴의 스카니아가 가장 큰 변수로
등장했다.

스카니아는 이날 의향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따라서 스카니아는 이날 의향서를 제출한 4개 업체의 컨소시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포드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다른 업체라도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다면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크다.

목표는 아시아이기 때문이다.

<> 컨소시엄 어떻게 짜여지나 =의향서를 제출한 익명의 업체들이
폴크스바겐이나 BMW와 같은 대형기업이라면 낙찰결과는 좀처럼 가늠할
수 없게 된다.

이럴 경우 오히려 이들 메이커가 컨소시엄의 주계약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의향서를 제출한 회사들은 대부분 입찰양상을 보아가며
컨소시엄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업체일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확인되지는 않지만 스웨덴의 스카니아 같은 경우다.

스카니아는 아시아만을 인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입찰서류 마감일이 다가오면 낙찰 가능성이 높은 회사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라해도 역시 가능한 컨소시엄의 가짓수는 부지기수로
늘어난다.

국내 응찰업체들도 단독응찰보다는 더욱 치밀한 컨소시엄 구성 계획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