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협정이란 협정 쌍방간의 투자상담단계에서부터 과실송금에 이르기까지
투자 전반에 걸쳐 외국투자자를 자국민으로 대우하는데서 출발한다.

그동안 흔히 보아온 투자보호협정의 경우 일단 투자를 해야 내국인으로
간주하는데 반해 이 방식은 한 단계 앞서 있다.

투자보호협정은 유럽식이다.

지난 80년대까진 양국간 시장개방의 주류를 이뤘다.

우리나라도 62개국과 이 방식으로 협정을 맺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이 추진중인 협정은 미국식이다.

외교통상부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같은 자유무역협정에서 무역
부문을 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식 모델의 핵심은 제조업등 직접투자뿐만 아니라 자본이동까지 완벽
하게 보장하는데 있다.

외국투자자에 대한 유치국의 어떤 행정규제도 반대한다.

따라서 미국과 투자협정이 체결되면 국내부품 조달의무나 국내제품의 구입
의무 등과 같은 규제는 즉시 폐지돼야 한다.

협상 벽두부터 스크린쿼터제(한국영화 의무상영제)가 문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사의 국적요건도 철저히 배제된다.

기업의 이사회 임원과 같은 핵심 경영진을 임명할 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

미국식 모델의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단기자본이동에 관한 것이다.

국제수지 위기상황에서도 송금제한등(세이프가드)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미국측 시각이다.

미국안대로 하면 미국투자자가 한국 정부에 불만이 있을 경우 바로 국제
중재를 요청할수 있게 된다.

요컨대 시장원칙에 충실하자는 것이 미국의 기본입장이다.

통상교섭본부는 IMF이후 외국인투자가 급속도로 자유화되고 있어 이번
협정으로 인한 추가개방보다는 투자유치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스크린쿼터제와 지식재산권보장등은 이미 이슈로 부상했고
담배인삼공사의 국산잎담배 수매의무 등 논란거리가 의외로 많다.

따라서 협정이 성사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