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의 태풍에 휘말린 은행들의 살아남기전략이 한창이다.

조만간 가시적인 자구노력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합병주체가 되기는
커녕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란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더욱이 최근 난무하고 있는 합병설로 인해 고객들이 동요하는 빛이 역력해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가시적인 자구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쫓기고 있다.

이런 절박감은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에 미달, 자구노력
을 추진중인 12개은행에서 더욱 역력하다.

조흥 상업 한일 등 "빅3"가 특히 그렇다.

상업은행은 이날 "추가 자구계획서"를 발표, 선수를 치고 나섰다.

신축중인 본점건물과 뉴욕현지법인을 매각하고 2-3개 지방은행을 흡수
합병한다는게 골자다.

상업은행 당초 일정한 성과가 있을 경우 자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급격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감안, 이날 서둘러 발표했다.

상업은행은 그러나 <>지방은행 흡수합병 <>외국은행과 합작추진 <>유상증자
<>본점매각 등을 백화점식으로 나열,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흥은행도 합작과 합병 등 두가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심혈을 기울이는게 합작.

홍콩샹하이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 도쿄 미쓰비시은행 등과 1억달러의 전환
사채(CB)를 발행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최근엔 미국계 보험사로부터 2억달러의 투자의향서를 받고 고무돼 있기도
하다.

이와함께 대구 등 지방우량은행과 합병을 위한 실무작업도 시작했다.

한일은행도 내용은 비슷하다.

외국금융기관과 합작을 추진,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일부 후발시중은행및 지방은행을 흡수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동화 동남 대동 평화은행은 상당히 수세적이다.

아무래도 합병논의에서 핵심이 될수 없기 때문이다.

동남은행은 경남은행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대동은행은 대구및 부산은행을 대상으로 합병의사를 타진중이다.

동화은행과 평화은행은 특수한 주주구성을 등에 입고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으나 결과는 불투명하다.

국민 주택 신한 하나 보람 등 이른바 우량은행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그러나 안심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은 합병보다는 합작을 택했다.

2억달러를 우선 유치하고 2억달러규모의 CB를 발행, 합작선도은행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주택은행도 다른 은행과의 합병보다는 외자유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나 보람도 비슷한 입장.

하나은행은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1억5천만달러를 빌리기로 확정했다.

보람은행은 유럽 캐나다은행 등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게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합병에 대해 비교적 적극적이다.

어차피 합병의 태풍을 피할수 없는 바에야 주도적 위치에 서겠다는 판단
에서다.

신한은행은 이에따라 후발은행은 물론 대형시중은행과의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

실무작업도 진행중이다.

지방은행중에선 경남은행과 강원은행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경남은행은 동남은행과 합병을 추진중이다.

강원은행은 현대종금과 합병절차를 밟고 있다.

광주은행은 1천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나머지 지방은행은 별 움직임이 없다.

대형시중은행이나 인근지방은행과의 합병을 고려중이지만 아직은 도상연습
단계에 불과하다.

[ 주요 은행 생존전략 ]

<>.조흥 : 클럽딜 방식으로 1억달러규모 CB(전환사채) 발행, 대구 등
지방은행과의 합병방안 검토, 미국계 보험사 2억달러 투자의향서
제출

<>.상업 : 2~3개 지방은행 흡수합병, 모건스탠리 주간으로 2억달러 합작
추진(우선주발행)

<>.한일 : 외국금융기관과 합작 추진(프라이스워터하우스사 자문)

<>.외환 : 독일 코메르츠와 합작 성공(3천5백억원)

<>.국민 : 2억~3억달러규모 합작 추진, 우선주전환 CB 2억달러 발행 계획

<>.신한 : 선발 후발 지방은행 등과의 합병시나리오 검토

<>.하나 : IFC, 1억5천만달러 자본참여 확정

<>.보람 : 유럽 캐나다 미국계 은행 등과 합작 모색

<>.동남 : 경남은행과 합병 추진

<>.주택 : 외국계 금융기관과 합작 추진

< 하영춘 기자 hayoung@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