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강도의 은행구조조정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합병과 퇴출의 구체적인 기준을 내달초쯤 내놓을 방침이다.

은행들의 자율에만 맡기기보다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
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이헌재금융감독위원장은 "은행구조조정과 관련해서 어떤 결
과가 나오든 동요해서는 안된다"며 초강수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부실은행을 퇴출시키는 동시에 우량은행을 선진국은행과 경쟁할수
있는 규모로 키우겠다는게 은행구조조정의 기본방향.윤진식(윤진식)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은 "대형우량은행이 합쳐 네댓개의 선도은행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재경부관계자는 "세계 1백대은행수준에 버금가는 은행이 나오도록
하는 방안이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대 시중은행중에서 제일과 서울은행은 이미 외국인에게 매각키로 한
만큼 정부의 일차적인 관심대상이 아니다.

또 신한 한미 하나 보람등은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8%
을 맞추고 있고 독자적인 생존능력을 갖고 있으므로 합병을 강요하지는
않을 방침이다(윤실장).

대형은행중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지 못한 조흥 상업 한일은행이 관심
의 초점.이들이 독자적으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대형화할수 없다면 어
떤 식으로든 합병하는게 바람직하다는게 재경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 주택 외환 중소기업은행등도 BIS비율
충족여부와 관계없이 합병검토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들 은행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얘기할수
는 없지만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은행들의 합병조합과 관련,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 주택은행등은
재무구조는 탄탄하지만 한정된 영역에 치중해 독자적으로는 선도은행이
될수 없다"며 이들 은행이 다른 시중은행과 합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
견을 제시했다.

정부가 대형시중은행에 대해 합병을 요구하는 지렛대는 부실채권매입과
후순위채매입.은행이 BIS비율을 자력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면 결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살아날 수 밖에 없다.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BIS비율을 못맞추면서 합병을 거부하는 경우 제일 서울은행식의 방법
을 밟을수밖에 없다고 재경부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부가 감자를 한뒤 출자해서 해외에 매각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제일 서울은행의 해외매각조차 낙관할수 없는 상태여서 정부는
이들 은행이 스스로 합병을 모색하기를 원하고 있다.

윤 실장은 또 "선진국에서도 정부가 막후에서 조율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해 정부가 구체적인 은행짝짓기단계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
다.

규모가 작고 부실이 심한 은행의 경우 더이상 합병에 연연하는게
의미가 없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부실이 심한 은행이 우량은행과 합치면 오히려 우량은행만 부실해진다는
것이다.

이들 은행의 경우 우량자산을 선도은행에 매각하고 부실자산은 부실채권
정리기금등에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결국 부실은행이 상당수 퇴출되는게 불가피하다.

김성택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