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회장이 재일교포들에게 정부가 발행하는 1백억엔(약 1천1백억원)
규모의 엔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팔아주겠다고 나섰다.

모국방문단 형태로 1만명의 재일교포를 국내로 불러들여 1인당 1백만엔
어치의 외평채를 인수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15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이같은 엔화표시 외평채 판매방안을
마련, 지난 13일 재정경제부에 제시했다.

이같은 방안은 신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고 롯데 관계자는 밝혔다.

롯데는 재일교포의 외평채 매입을 유도키 위해 매입에 참여하는 교포들
에게는 모국방문단 형태로 국내관광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또 모국방문단에게는 무료항공권을 주고 숙박료도 대폭 할인해줄 방침이다.

롯데의 이같은 계획에 따라 재일교포 모국방문단 1진 42명이 이미 부산에
들어와 현재 호텔롯데부산에 투숙중이다.

재경부는 오는 20일 외평채 발행담당자를 보내 이들 재일교포를 대상으로
외평채 투자설명회를 갖기로 했다.

롯데는 호텔롯데부산내에 외평채팀을 구성, 재일교포들의 모국방문과
외평채판매를 주선하고 있다.

재일교포 모국방문단은 앞으로도 모두 이 호텔에 묵게 된다.

따라서 현재 객실이용률이 50%에 불과한 호텔롯데부산은 숙박료를 깎아
주더라도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운송및 관광업계도 1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모국방문단 방한에 힘입어
전례없는 특수를 누리게될 전망이다.

롯데는 외평채발행 지원을 통한 현정권과의 관계개선, 호텔매출 증대,
호텔롯데부산 해외홍보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겨냥해 재일교포들의 외평채
매입을 주선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3~4월중 3백억엔의 엔화표시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판매규모가 12억엔에 불과, 매각방안마련에 고심해
왔다.

< 박기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