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산업자원부 장관은 8일 청와대에서 기아, 한보, 한라 등 3대 부실
기업군에 대한 처리방안을 김대중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재경부 공정거래위원회 산업자원부 등이 각각 마련중인 처리방안을
놓고 최종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장관은 기아자동차 처리에 대해선 3-4개 대안을 두고 각대안의
추진절차와 장단점에 관해 설명했다.

이 대안들은 산업은행 출자후 자력회생토록 하는 방안, 해외기업을 포함한
제3자에게 공개매각하는 방안, 채권기관들과의 합의에 따라 원금과 이자
일부를 탕감 또는 상환유예하는 조건으로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 등이다.

한보그룹에 대해선 그동안 유력한 처리방안으로 거론돼온 B지구 압연공장에
대한 포철의 임대 경영이 무산됨에 따라 국제공개입찰 방식을 통한 매각
방안을 제시했다.

한라그룹의 경우 해외자본 유치를 통한 자구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한라중공업의 조선 선수금을 채권은행이 차압하지 않고 지원해 주는 방안을
보고했다.

산업자원부는 그러나 부실기업 정리에 정부가 간여했다는 인상을 줄 경우
국내 이해관계자들과 해외 관련업계에도 민감한 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 공개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방침이다.

부실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처리방향은 해당기업들의 법정관리 또는 화의
절차가 진행되면서 점차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이동우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