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체인 미래산업(대표 정문술)이 최근 연구원 6명을 모집하는데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에 근무하던 석.박사급 고급인력 4백57명이 몰렸다.

뉴욕대 패키지분야박사 박금생씨,KAIST 기계공학박사 범희락씨등도
포함돼 있다.

응모자중 상당수는 S, L, D사등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하던 고급두뇌들
이다.

지난해 7월 분당시 서현동에 문을 연 미래산업의 미래연구센터.

여기서 일하는 50명의 연구원들은 출퇴근이 자유롭다.

점심때 나와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지만 대부분 하루 15시간씩 연구에
몰두한다.

휴일에도 프로젝트와 씨름한다.

이같이 정열을 쏟는 것은 연구환경이 어느 회사보다 자유롭기 때문.

이들은프로젝트와 예산을 스스로 책정하고 타다 쓴다.

고광일 연구소장(피츠버그대 로보트공학박사)은 연구소 문을 연뒤 단
세차례 잠깐씩 만났을 뿐이다.

그때마다 사장이 한 말은 "알아서 하라"는 한마디였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직전 고박사는 수십억원대의 3차원 소프트웨어
설계시스템 구매결정을 혼자 내렸다.

이런 분위기는 창의와 도전정신을 극대화시켜 커다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8월에 초고속 고정밀 부품공급로보트를 내놓는 것을 비롯, 인공지능
시스템, 온도변화제어챔버등도 연내에 내놓을 예정이다.

대기업연구원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으면서 하고 싶은 과제를 선정해
몰두할수 있는 풍토가 연구원들을 물만난 고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정사장은 "지금은 기업들이 축소경영에 몰두할 때가 아니라 미래의
성장인자를 키우는데 과감한 투자를 할때"라며 빚을 내서라도 연구개발을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한다.

<김낙훈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