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PC및 컴퓨터업체들 사이에 경쟁회사를 직접 비방하는 비교광고가
잇따르면서 PC업계에 광고전쟁이 일고 있다.

애플컴퓨터는 신제품 파워매킨토시 G3칩 홍보를 위해 자사제품 사진대신
인텔의 심볼인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일명 Bunny)의 신발에 불이 붙은
그림과 "펜티엄II 프로세서를 공개적으로 불태워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물을 최근 제작했다.

펜티엄II가 "핫도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작동할 때 뜨거워진다는
점을 겨냥한 이 광고는 4월 둘째주부터 TV를 제외한 국내 매체에 등장할
예정이다.

애플의 국내 총판인 엘렉스컴퓨터는 이 광고와 관련, 순회 퍼포먼스를
기획할 정도로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중이다.

다만 당초 만든 문구가 국내에서는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지적을 감안,
표현을 순화시켜 G3칩이 펜티엄II보다 빠르다는 문구를 쓸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광고는 애플이 진행하고 있는 "대 인텔"광고의 제2탄이다.

해외에서는 펜티엄II가 애플제품보다 느리다고 주장한 광고가 이미
공개돼있다.

애플 본사는 지난달 말 미국등 해외시장에 내놓은 "파워매킨토시
G3"광고에 자기상품 사진 대신 달팽이가 인텔의 펜티엄II를 등에 얹고
기어가는 모습과 함께 "어떤 이들은 펜티엄II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프로세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파워매킨토시 G3칩은 펜티엄II보다 2배까지 빠릅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엘렉스가 국내에 이 광고를 게재하지 않은 것은 최근 벌어진 컴팩과
IBM간의 광고분쟁 때문.

한국컴팩은 지난 18일부터 "지는 IBM이 있으면 뜨는 컴팩도 있다"는
광고를 국내일간지에 일제히 게재했다.

이 광고는 지난 1월 포브스지에 실린 그래프를 인용해 세계 PC시장에서
컴팩이 IBM보다 점유율이 높다고 내세웠다.

이에대해 한국IBM은 국내 공정거래법은 경쟁회사를 직간접으로 비방하는
비교광고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컴팩을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24일 서울지법에 광고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한국컴팩은 이후 "졌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마십시요. 더 좋은 컴퓨터는
경쟁속에서 태어납니다"(23일자) "비싸고 좋은 컴퓨터, 싸고 좋은 컴팩.
어느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25일자)로 문구를 바꾸고 근거로 제시한
포브스지 그래프에 회사명대신 A B등 영문이니셜을 사용했다.

그러나 한국IBM은 이 광고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정애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