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 어린이도 IMF하면 울음을 그친다는 요즘.

웬만한 이라면 무디스, S&P라는 미국 신용평가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대충 짐작할게다.

우리의 평가등급에 대해 이들 회사의 간단한 코멘트에 환율은 오르락
내리락 증시는 출렁이는게 현실이다.

그렇게 막강한 회사들이 최근 우리에겐 낯선 주제를 다룬 보고서를 냈다.

올해부터 2000년 컴퓨터위기(Y2K Year 2000 문제) 해결 대응자세를
금융기관 평가항목에 새로 포함시킨다는게 그 보고서의 요점.

무디스사는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이문제가 수익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으나 이를 간과하고 있다며 Y2K 문제를 소홀히 다루는 곳에 대해선
신용등급을 낮추는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S&P사도 이 문제로 경제난에 빠진 아시아국가를 또다시 위협할지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명 "밀레니엄(1천년)버그"라고도 하는 Y2K는 현재 컴퓨터 연도표기시스템
의 문제이다.

예를들어 연도가 1000년대에서 2000년대로 바뀌면서 컴퓨터상 2000년
1월1일과 1900년 1월1일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

그로인해 컴퓨터시스템에 의존하는 국가행정에서부터 금융 의료 교육 교통
등 사회체제 전반에 일대 혼돈상태가 일어날 수 있다.

한 예로 금융시스템에서 이 문제를 미리 해결하지 않으면 이자계산은 물론
자금이체 각종자금결제등에 엄청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착안, AIG 마쉬 앤드 맥러넌 등 대형보험사및 브로커들은 Y2K
문제로 생길 수 있는 기업의 손해을 보상해 주는 신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보험산업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안겨줄 공산이 높다.

컴퓨터시스템이 작동안돼 보험료및 보험금산출업무가 마비되는 등 회사
경영 자체에 치명타를 줄수 있어서다.

또 Y2K 문제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상품도 적지 않아 계약자와의 마찰도
예상된다.

관련상품으론 전문직업배상책임 임원배상책임보험 등을 꼽을 수 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은 최근 현대 삼성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회계사 의사 등 전문직종 종사자중에도 보험가입자가 줄을 이어
Y2K 문제와 연루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2000년 문제로 생긴 사고로 인한 입은 손해배상을 둘러싸고 가입자와
보험사간의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정보기술회사인 기가인포메이션그룹에선 이 문제와 관련된 소송비용이
세계적으로 1조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을 정도다.

이에대비, 영국 등지에선 보험약관에 2000년 문제에 대한 면책조항을 도입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국내 보험사들도 하루빨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