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설 선물물량을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없앰에 따라 올 설은 더욱
썰렁해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중소기업 할것없이 초긴축경영에 들어가 설
선물을 대폭 줄임에 따라 기업체 단체주문을 담당하는 백화점 특판부서에
비상이 걸렸다.

예년의 경우 설을 보름남짓 앞두고 대기업들의 설 선물 단체주문이 한창
이었으나 올해에는 그룹계열사마저 선뜻 주문을 내지 않고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들은 올해 설특판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최고 3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간간이 들어오는 상품주문이나 상담마저 저가 생활용품세트에
국한된 실정이어서 실제 매출은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설때 그룹계열사의 22억원어치를 비롯, 기업체
특판매출을 90억원 올렸으나 올해는 60억원으로 목표액을 30% 정도 줄여
잡았다.

특히 지금까지 들어온 기업들의 물품주문 가격대가 2만-3만원짜리 생활용품
이나 가공식품 세트에 몰려 있고 상품권도 지난해 10만원권에서 올해
5만-7만원권으로 단가가 낮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기업체 단체주문이 대폭 줄 것으로 예상,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동안 특판매출에 상당부분 기여해온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새로 문을 연
삼성플라자로 거래처를 돌릴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주문물량과 단가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기업체들이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하지못해 구매부서에서
상담만 하고 있을뿐 실제 계약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삼성그룹내 유통사업체인 삼성물산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당수가 선물
지급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그룹을 겨냥한 설 특판 매출 목표액을 잡을
수 없는 형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에도 기업체의 상담만 있을뿐 실제 주문은 미미한 실정
이다.

현대 압구정점 특판담당 관계자는 "종전 10만원권 상품권이나 갈비세트 등을
주로 구매했던 기업들이 올해는 저가의 생활용품세트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유통은 지난해 선물을 사가던 20여개 그룹계열사중 올해 선물을 주문한
업체가 절반으로 줄고 주문액도 업체별로 1천만~2천만원의 소액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